계절이 바뀔 때마다 내 시선은 늘 저 너머에 있었다.
며칠 전 아침, 하루 사이에 벚꽃이 활짝 피어 동네 산책에 나섰다.
'우리 아파트에 벚나무가 이렇게나 많이 있었나?'
고개를 들어 작은 뭉텅이로 군데 군데 핀 꽃을 보고 있자니
'벚꽃은 우리 동네에도 있었네'
앞으로 꽃구경은 다른 동네 말고 우리 동네에서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저 너머에 뭔가가 있을 거라는 환상은 이젠 거기에 두고 올때가 왔다.
주변의 변화에 시선이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지금,
내가 사는 곳이 누군가에게는 '저 너머'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