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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세시 Oct 27. 2020

밤 산책

201026

정말 오래간만에 밤 산책을 나갔다.

드라이브로 지나가며 구경했던 풍경은 산책하며 보니 또 색다르다.

고요한 물빛은 마음에 평안을 가져왔다.

오래 바라보고 싶은데, 미세먼지 때문인지, 건조해서인지, 워서인지, 눈이 시려 그만 감아버렸다.


사진 촬영에는 영 소질이 없지만

더 추워지면 이런 밤 산책은 한동안 못할 것 같아서

사진도 한 장 담아보았다.

보름달도 아닌데 달빛이 참 밝았다.

그렇게 밝은데도, 건물들이 내뿜는 불빛은 더 밝기로 했나 보다.

그 아래를 온통 물들여서

지나가다 봄인 줄 알겠다.




물이 있는 대부분의 곳에 빛이 있어서

항상 밤을 화려하게 꾸민다.


켜켜이 어두운데, 점점이 화려함으로 물드는 물빛은

마음의 소란을 잠재운다.

가만 들여다보면 어둠이 화려함을 포근하게 감싸 안고 사랑하는 모양새다.

둘이 밤마다 만나서 참으로 애틋한가 보다.

그 애틋함이 일렁이는 나의 마음을 다독인다.


그들을, 방해하지 않으려듯

잠깐의 봄을 지나치지 않으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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