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안아주는 말
유난히 비가 많은 여름이었다. 연일 비 소식이 이어졌고 폭우가 쏟아졌다. 비 걱정을 하는 사이 더워야 할 여름이 지나갔다. 어느새 입추가 지났고 처서를 앞두고 있으니. 거짓말처럼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분다. 모처럼 해가 든 파란 하늘이 유난히 높다.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아이가 맥없이 아이패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던 날. “공원 가자!” 목소리에 밝은 기운을 불어넣으며 엉덩이를 털고 일어섰다.
높은 하늘이 맑고 파랬다. 어디서 몰려나왔는지 잠자리 떼가 낮은 비행을 하며 잔디밭 위 허공을 촘촘하게 메웠다. 멀리서 들리는 매미 울음은 한풀 꺾여 있고, 아이들 몇몇이 잠자리채를 들고 뛰어다녔다. 계절이 모퉁이에 다다랐구나. 여름은 얼마 남지 않았고 가을은 멀지 않은 곳에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