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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데이 Jan 31. 2021

 롱런

멘탈 크런키 러너의 러닝 주간지 [21년 1월 5주 차 러닝]

사람마다 정체기는 오기 마련이다. 재미있게 즐길 줄만 알았던 취미는 점점 더 실력이 좋아지면서 나의 성장욕구를 끄집어낸다. 과거의 나를 기억해보고 현재의 나를 마주하면 성장했다는 걸 느끼지만 지금의 나는 천천히 쌓인 성장에 만족하지 못하곤 한다. 같은 거리, 코스를 매번 반복하며 뛰며 시간을 줄여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다. 현재의 나에게 물었다. 지금 난 뭘 해야 새로운 자극을 받으며 앞으로 달려 나갈 수 있을까?


러닝을 하다보면 기록에 신경 써야 하는 시점이 찾아온다. 자신의 페이스를 알고 조절하는 것은 마라톤에서 필수이기 때문이다. 내가 뛰어 온 기록들을 살펴보면 평균 속도는 일정하면서 거리를 조금씩 늘려가는 형태를 보이고 있었다. 초보 러너에게 지금 필요한 트레이닝은 무엇인가? 


거리를 늘리는 것이다. 내가 평소에 뛰는 거리에서 2배 넘거 뛰어보기로 했다. 이번주에 가장 길게 뛴 거리는 14km였다. 처음으로 긴 호흡을 갖고 뛰어봤다. 중간에 걸으면서 호흡을 가다듬고 뛰긴 했지만 중간에 택시를 타거나 버스를 타고 집으로 되돌아오진 않았다. 내 몸은 이 거리를 뛸 만큼 강해졌던 것이었다. 매번 뛰던 거리만 뛰니까 그 거리가 나의 최고 거리라고 오해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멘탈이 중간에 흔들리기도 했다. 집에서 점점 멀어지면서 든 생각은 '내가 목표로 한 거리를 완수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못 돌아가면 어쩌지?'였다. 나도 나를 못 믿어서 카드를 챙겼다. 믿을만한 구석이 생기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반환점을 찍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집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말로는 형용하기 힘든 여러 감정들이 내 뇌와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자신감은 저 하늘 끝까지 올라갔고, 마음만 먹으면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나는 2021년 1월 마지막 주에 14km를 처음 뛰었다. 이젠 20km가 나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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