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나에겐 '트렌드'는 좀 거창해서 '키워드' 정도로 소박하게 3가지 내용을 소개드렸다. 기본적으로 경험, 관찰, 직관으로 뽑아낸 키워드이지만 그렇다고 내 멋대로의 생각은 아니다.
리얼워크가 작은 회사이지만 '한놈만 패' 정신으로 한 우물을 파다 보니 홈페이지, 이메일, 전화, 지인소개 등 다양한 채널로 연간 100~150회 사이의 조직개발 문의가 들어온다.
문의는 니즈로 바꿔 읽을 수 있기에 기업들이 조직개발 영역에서 최근 어떤 고민과 시도들을 하고 있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나름 전체를 보려고 노력하며 뽑아본 3가지 조직개발 키워드란 뜻.
#Work
첫 번째, '일'에 대한 집중이다.
조직개발의 초점이 '이벤트' 중심의 조직문화 활동을 넘어 '임팩트' 중심의 일 문화 개선에 와있다.
막연하게 '즐거운 일터'보다 실제적으로 '일이 되는 일터'를 만드는 노력들이 많이 보인다는 뜻 (본질적으로 직장이란 곳이 일하려고 모인 곳이니 일단 일이 술술 풀려야 즐겁지 않나?)
최근 몇 해 동안 다수의 기업들이 피부에 와닿는 '일하는 방식'(aka. Work Way, Code of Conduct, 행동약속 등등)을 정립하고 확산하고 있고, 이 것이 현장에서 작동되게 하려는 다양한 시도들도 하고 있다.
이전에 비전/가치수립 등을 통해 '정신/마음'의 정렬(align)을 시도했다면 이제는 좀 더 현실로 내려와 '행동'의 정렬을 시도하는 듯.
#Team
두 번째, '본부/팀' 중심의 조직개발이다.
조직개발의 타깃이 '전사'에서 '본부/팀'으로 향한다. 이 것은 더욱 맞춤화된 조직개발 인터벤션을 하겠다는 뜻.
사실 같은 회사를 다녀도 어떤 본부, 어떤 팀에 소속되어 있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직원경험을 하게 된다. 이 것이 서브컬처(Subculture). 손에 잡히지 않는 '기업문화'보다 상대적으로 변화의 속도를 낼 수 있고 구체적 결과를 볼 수 있는 서브컬처(SubCulture)를 바꾸자는 것이다.
전사차원의 '일하는 방식(기성복)'을 팀차원의 '그라운드룰(맞춤복)'로 바꾸거나, 조직문화진단 결과가 낮은 본부에 적절한 개입을 하는 등의 시도들이 눈에 띈다.
속된 말로 오너 목에 누가 방울을 달겠나? 우선 되는 것 먼저 하자는 담당자들의 삶의 지혜(?)도 읽힌다. 전문용어로 divide and conquer!
#Data
마지막으로, '데이터' 기반의 조직개발이다.
지난달, 서울에서 제1회 피플 애널리틱스 컨퍼런스가 열렸고, 나름 비싼 티켓값에도 300석이 다 매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 회사도 2/300 만큼 기여했고 ㅎ)
사실 데이터는 조직개발의 시작과 끝이다. 시행근거와 효과성 확인이 데이터로 이뤄지는(적어도 이뤄지길 바라는) 추세인 것은 확실하다.
또한 조직개발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들이 쌓이고 연결되며 활용되는 조직개발 프로세스(Series of Intervention)가 도입되고 늘어나는 형세다.
데이터를 다룰 줄 아는 내외부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또한 생성형 AI가 놀라운 협업도구로 쓰이면서 데이터 기반 조직개발(Data Driven OD)은 점점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
일하는데 도움이 되는(work), 체감적 변화가 느껴지는(team), 그리고 이 것들이 증명되는(data) 조직개발.
이렇게 정리해 보니 조직개발 하시는 분들, 이거 엄청 어려운 것을 하고 있구나 싶음. 그러니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