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쉬라즈 -'카림 칸'의 도시
It was in shiraz
쉬라즈는 이란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도시 중의 하나로 페르시아의 기원이 되었던 파르스주의 주도이며 혼란기였던 18세기 잔드왕조의 수도였던 곳이다.
카림 칸(1750~1794)은 혼란기인 18세기에 이란을 재통일한 잔드왕조의 매우 적극적인 지도자로 선정을 베풀고 카림칸성 Arg of Karim Khan을 비롯하여 많은 건축물들을 지어 지금의 쉬라즈의 도시 형태를 만든 군주이다.
잔드왕조는 사파비왕조(1501~1736)가 쇠퇴한 후, 수 없이 일어난 많은 군웅을 제거하고 이란을 재통일하여 사파비왕조의 뒤를 이은 왕조이지만 카림 칸은 최고칭호인 Shah를 사용하지 않고 Vakil이란 칭호를 사용하였다. 바킬은 통치자란 뜻보다는 섭정이란 뜻이 내포된 단어이다. 아마도 집권 초기에 사파비왕조의 왕손을 '샤'로 모셔놓고 섭정의 형태를 취했던 사실이 지금까지 그가 만든 많은 건축물들에 바킬이란 이름으로 그를 기억하게 한다.
카림칸성에서 가까운 파르스 뮤지엄이 있어 들어가니 채색 타일 문양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팔각형 모양의 궁을 중심으로 물과 분수가 있고 양쪽으로는 나무와 꽃들로 장식한 페르시아식 정원이다. 궁의 8면과 파사드에는 꽃이나 식물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나 사냥하는 모습들이 세련된 색깔과 문양의 타일로 장식이 되어있다. 쉬라즈에는 어딜 가나 뛰어난 타일 장식이 눈을 끈다. 정원은 마치 지베르니에 있는 모네의 정원으로 착각될 만큼 꽃이 많다
이란에 들어온 지 2주가 지나간다. 그동안 이란 사람들을 곳곳에서 만나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먼저 묻는 것은 “이란이 어떠냐?”이다. 어느 정도는 남에게 보이기 위한 예절에 익숙한 문화와 오랫동안 폐쇄적인 사회 속에서 살다 보니 나오는 질문 같았다. 통성명이 끝나면 이내 웃어주고 손을 잡아주며 차를 대접한다. 영어 할 줄 아는 사람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대화가 되는 것 같으면 그다음에는 점심을 대접하고 싶어 하고,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서 재우고 싶어 한다. 이들의 표현은 큰 체격에 큰 제스처까지 혼을 쏙 빼놓을 만큼 정신없다. 친근하게 다가왔던 이라니 안들을 생각하면 행복해진다.
이란인들은 남녀노소 누구라 할 것 없이 밝고 쾌활하고 따뜻하지만 남자보다 여자들이 대부분 더 활달하다. 외국인과 이야기하는 적극성도 여성이 더욱 강하다. 숨도 안 쉬는 것처럼 계속되는 질문은 대답하기에 버거울 정도다. 어느 정도 통제된 사회에서 살아가는 그들에게는 외국인이 한 가닥 실바람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
여행이 끝나고 서울로 돌아가서 이란 사람들과 같이 찍은 사진을 이메일로 보내주었다. 여행을 하면서 찍은 사진을 보내주면서 답장은 바라지도 않지만, 고맙다는 답장을 몇 번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라니안 예닐곱 사람에게 메일로 사진을 보냈는데 놀랍게도 한 사람도 빠짐없이 답장을 보내왔다. “꼭 다시 한 번 만나길 바란다.”는 진정성을 담아서
카림 칸의 도시 ‘쉬라즈’
1773년에 지은 Vakil Mosque의 왼쪽에는 바킬바자르 Vakil Bazaar가 있다. 바자르내에는 상인들이 묵을 수 있는 캐러밴사라이와 우리의 사우나 시설이나 목욕탕에 해당하는 하맘까지 있는 거대한 복합몰 같은 구조이다. 카림 칸이 쉬라즈를 교역의 중심지로 만들려고 만든 바자르는 너무 거대하여 맘먹고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이스파한만큼 아름답게 쉬라즈를 꾸미고 싶었던 카림 칸의 꿈을 짐작케 한다.
도시 구경엔 다리가 보물이다. 다리를 좀 쉬고 싶다면 바자르에 있는 찻집이나 가까운 마드라세예 칸-신학대학-에 들어가면 녹음이 우거진 정원과 풀, 앉아 쉴 수 있는 벤치까지 친절하게 우리를 기다린다. 단 학교이니 정숙은 기본이다. 지나가는 근엄하게 생긴 물라(신학 지도자)는 고맙게도 사진까지 찍으라고 자세를 잡아준다.
마드라세예를 나와서 바자르 아래쪽으로 쭉 가면 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나 이란 내에서도 아름답기로 소문난 나시르올몰크 모스크 Nasir ol Molk Mosque를 볼 수가 있다. 19세기 후반에 지어진 것으로 언뜻 보기에도 구조가 바킬 모스크를 축소해 놓은 듯하다. 정원의 공간은 단순하고 널찍하게 조성해서 시야가 시원하다. 유연성 있는 나무를 버팀목으로 세워 지금까지 수차례의 지진에도 견뎌낸 유적이다. 이곳에는 보기 드문 아름다운 기도실이 있다.
숨을 죽여 문을 열고 들어선 다소 천정이 낮은 적막한 기도실은 움직이는 듯 서 있는 아름다운 기둥들과 천정까지 이어진 타일의 문양,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의 조화는 리듬감으로 충만하다.
Narenjestan궁전은 1881년에 세운 건축물로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붕 아래 박공벽에는 사자와 태양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어 잔드왕조를 이은 까자르Qajar왕조 건축물임을 말해준다. 넓은 정원의 모습은 분수와 이어져있는 물길, 대칭으로 조성된 정원 역시 어김없이 페르시아식 정원이다.
바자르를 지나서 골목길을 몇 차례 돌아서 피곤한 몸으로 찾아온 샤헤체라그 Shah-e-Cheragh, 이 곳은 시아파의 중요한 성지로 이맘 레자의 형인 사예드 미르 아미드의 유품이 보관되어 있다. 푸른색의 물방울을 닮은 돔이 푸른빛과 낮은 채도의 녹색의 채색 타일로 빛을 받아 더욱 우아하다. 여자와 남자는 다른 문으로 입장하는데 빌려준 차도르를 쓰고 다른 세상처럼 보이는 영묘 안으로 들어가면 내부는 온통 다양한 색의 거울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어 화려함이 지나쳐 신비함 속으로 그냥 빠져 버릴 듯하다. 입을 닫고 그들처럼 경건하게 발걸음을 죽이며 걷다 보면 이란인들의 신앙생활의 한 부분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해 준다. 이란의 외부 건축구조는 의외로 단순 간결한데 반해 내부의 장식은 대부분 화려하며 이슬람의 아라베스크 문양이 발달한 후에는 더욱 내부 건축의 장식에 치중하는 것 같다.
어디든지 도심을 돌아다니면 그날은 파김치가 된다. 그래서 공원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찾아든 공원에서 정원이 아름다운 건축물이 눈에 띄었다. 현대적인 건축물 같지만 페르시아의 건축을 오마주한 건축물로 외관이 아주 간결하다. 2000년의 시간이 압축된 듯, 야즈드 근교 불의 사원의 모양과 건물 앞의 풀 pool까지 꼭 닮아있다.
이란인들이 자랑하고 사랑하는 도시 쉬라즈, 여행기간 내내 안내를 해준 쉬라즈가 고향이라던 점잖은 청년 '매티'는 자기 고향의 인상이 퍽 궁금했었나 보다, 쉬라즈를 떠나기 전날 밤 호텔 바의 흐린 등 아래서 살며시 묻는다. 쉬라즈는 어땠냐고?
다시 오고 싶은 곳, 사랑을 꿈꾸게 하는 곳이라고 대답했다.
서울에 와서 찾아 들은 노래 보사노바풍의 리듬, ‘It was in shiraz’, 쉬라즈를 어떻게 이렇게 잘 표현했을까? 이별의 노래지만 아이스크림같이 달콤한 쉬라즈는 딱 이 노래 같은 느낌이다.
It was in shiraz
First of may I met him in the town of shiraz
5월의 첫째 날 그를 shiraz의 마을에서 만났어
Violins played away dancing through the night
바이올린은 연주되었고 우린 밤새 춤을 추었지
In my ears he whispered poems of colored passion
그는 내 귓가에 열정으로 채색된 시를 속삭였고
All the rubies in the world I would trade them for his poems
그의 시를 듣기 위해서라면 난 세상의 모든 루비를 바칠 수도 있었어
How I was mesmerized by his charm
그는 얼마나 매력적이었던지
Oceans so blue like his gentle eyes
그의 부드러운 눈동자는 바다처럼 푸르렀고
I was in cloud nine and in heaven
난 천국에 있는 것 만큼이나 행복했지
But I would leave him standing by himself
그렇지만 난 그의 곁을 떠나야만 했어
Midnight bells of shiraz chimed as I held his hand
내가 그의 손을 잡았을 때 shiraz의 종이 자정을 울렸고
In his eyes he knew that I would leave
그의 눈동자는 이미 내가 떠날 것임을 알고 있었어
For the last time we kissed knowing that I would leave
그걸 알면서도 우리 둘은 마지막 키스를 나누었고
Like a king he graciously let go
왕처럼 우아하게 그는 나를 보내주었어
It was in shiraz
쉬라즈에서 있었던 일이야
Midnight bells of shiraz chimed as I held his hand
내가 그의 손을 잡았을 때 shiraz의 종이 자정을 울렸고
In his eyes he knew that I would leave
그의 눈동자는 이미 내가 떠날 것임을 알고 있었어
For the last time we kissed knowing that I would leave
그걸 알면서도 우리 둘은 마지막 키스를 나누었고
Like a king he graciously let go
왕처럼 우아하게 그는 나를 보내주었어
It was in shiraz
쉬라즈에서 있었던 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