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단상
당신이 나를 따라 잘 걷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내가 빨리 걷고 있는지 느리게 걷고 있는지를 몰라서 당신의 속도를 못 맞춘다는 생각이 들지만
당신이 내 속도에 맞춰 걸어준다면
당신에 맞춰 나도 느려지거나 빨라질 수 있을 텐데
나는 여전히 당신에 대해 아는 것이 없고
알고 싶으나 그런 호기심이 사라질 시기를 지나
나는 더이상 당신의 걸음 속도가 궁금하지 않는 슬픈 상태인데
당심은 이런 내 맘을 알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나뭇잎들이 푸르러 갈수록, 생기를 찾아갈수록 나는 내일 떨어질까 오늘 떨어질까
불안한 잎새가 되어 매일 매일을 마주하고 있는데
하루하루 무너져 내리는
걸음이 느려지는 나를 알까 당신은
문득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