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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균 미국변호사 Dec 25. 2020

2020년을 돌아보며: 총 결산

역대급(?) 한 해를 보낸 소감

2020년을 돌아보라고 하면 누구든지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아마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2020년은 잊을 수 없는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그땐 그랬지...'라며 회상할 수 있는 과거가 될 것이다. 매년 그러하듯 이번에도 2020년을 마무리하면서 있었던 크고 작은 의미 있는 일들을 기억해 보려고 한다.


우선, (코로나를 제외하고) 가장 중요한 사건은 12월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이다. 2012년 미국 로스쿨 유학을 시작하면서 8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인생은 역시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로스쿨 유학을 시작할 때는 이렇게 내가 미국에 정착해서 자리 잡고 살게 될 줄이야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시민권 취득에 관해서는 이전에도 글로 적은 바 있지만, 앞으로도 몇 번 더 적을 예정이다.


이와 비슷하게 의미 있던 일은 조 바이든이 미국 46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2016년 트럼프의 당선과 그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지켜보며 그를 선출한 미국에 실망감과 좌절감을 감출 수 없었는데, 조 바이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아직 미국에는 희망이 있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어느 대통령 선거 때보다 흥미진진하고 심장이 쫄깃했던(!) 선거 과정이었다고 생각된다. (아쉽게도 시민권이 늦게 나와 투표할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면 아쉬웠던 점)


한편, 개업 3년 차로서 여전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다. 내 이름과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 다양한 매체와 방법을 사용했는데, 소기의 성과를 거둔 적도 있고 돈만 낭비하고 별 소득을 거두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특히 매달 수백 불을 지역 한인 라디오 광고에 투자했었는데, 별다른 효과가 없어서 아쉬웠다. 다만, 동 기간 동안 라디오에서 매주 20분간 전문가 코너를 맡아서 항상 마감 기일의 압박에 쫓기는 생활을 해본 것도 이색 경험이었다. 덕분에 지역 방송국에 가서 생방송도 했다. 공교롭게도 불과 얼마 뒤에 손정우 사건 관련해서 KBS 1 Radio"뉴스 월드, 최영일입니다"에 해외통신원으로 참여하기도 했었다. 이전에는 손정우 관련 내용을 한국 법률신문에 기고한 바 있었고, 내 글이 여러 매체에 인용되기도 했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올해에는 네이버 인물정보에 등재되기도 하였다)


더불어, 개인적으로 목표했던 소기의 성과를 거둔 일도 있었다. 첫 번째는 7월 경에 미국 테니스 지도자협회(USPTA) 시험을 통과해서 티칭프로 자격증(Certified Professional)을 취득한 일이다. 당시에는 코로나가 한창이라 사건 수임도 많이 줄었지만, 반대로 테니스 레슨 수요가 급격히 상승하는 바람에 레슨자가 10명 가까이 되어 버려 잠시 내 직업이 변호사인지 테니스 코치인지 헷갈리던 시절도 있었다. 그래도 코로나로 어디 갈 곳도 없고, 사건도 줄어들어서 심심하던 차에 육체노동(?)과 가르침의 즐거움을 얻으면서 동시에 짭짭한 부수익도 거둘 수 있었던 시기였다. 요즘은 겨울이라 날씨가 춥고, 본업에 집중하고자 한 3~4명 정도로만 레슨을 제한하고 있다. 아, 테니스로 말하자면 아내로부터 생일 선물로 스트링 머신을 받아서 자가 스트링어의 길에 들어서게 된 것도 비교적 큰 사건이라면 큰 사건이다. 덕분에 천연 거트를 포함한 다양한 스트링을 시도해 볼 수 있었다.


변호사로서는 새로운 업무 영역에 계속 도전하고자 노력했다. 작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던 미국 연방정부조달법 공부를 시작하여, 올해에는 집 근처 조지 메이슨 대학교 로스쿨에서 제공하는 연방정부조달법 프로그램을 이수하여 인증서를 받기도 하였다. 앞으로는 형사 사건뿐만 아니라 이쪽 분야에도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더불어 형사기록 말소, 추방재판, 접근금지 명령, 연방 형사사건 등으로 업무 영역을 넓혀보고 있다. 정말 세상엔 여러 가지 법 분야와 그에 따르는 다양한 법률 서비스의 수요가 있는 것 같아 신기하다. 마지막으로 변호사로서 약간이나마 공익에 이바지하고자 국선 사건을 지속적으로 맡아 왔으며, 무료 법률봉사(pro bono)로 지역 한인들의 시민권 신청서류를 검토했고, 저소득 히스패닉 부부의 협의이혼 사건을 맡았으며, 한 백인 트랜스젠더의 이름 및 성별 표시 변경 요청서를 작성해 주기도 하였다.


내가 이렇게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좌충우돌(?)할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게 항상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는 아내와 멀리서 항상 응원해주시는 부모님이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소중한 시간을 들여 이 보잘것없는 내 자기 위안 글들(?)을 보아주시는 독자 및 지인 여러분들이 있어서 더욱더 열심히 살고, 이를 공유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이번 기회에 답글은 아니더라도 "좋아요"나 하트를 눌러 주시면, 여러분의 존재를 더욱 잘 느낄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길고도 짧은 2020년이 거의 다 지났다. 오는 2021년에는 이전과 같이, 아니 이전보다 더 폭넓은 경험과 배움을 위해 항상 컴포트 존을 벗어날 수 있는 용기와 어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이에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함을 갖출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원한다. (도 많이 벌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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