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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균 미국변호사 Apr 29. 2021

미국 코로나 백신 접종 후기

1·2차, 화이자, 버지니아·워싱턴 디시 지역


접종 전 (예약 단계)

사실 백신 접종 사전예약을 신청한 것은 1월 초였다. 당시에는 최우선 순위(1a-의료계 종사자들) 위주로 백신 예약과 접종을 실시하고 있었지만, 이후에 우선순위가 내려옴에 따라 백신 접종이 가능해지면 바로 연락을 준다고 해서 거주하고 있는 알링턴 카운티에 사전예약(pre-registration)을 했다.


이후 이메일과 문자로 "당신은 사전 예약이 완료되었으며, 순위에 따라 백신 접종 순서가 되면 접종 예약(appointment)을 안내할 예정이다"라는 내용을 매주 발송하여 '내가 시스템 상에 있긴 있구나'라는 안심을 할 수 있었다.


이후에 3월쯤 2순위(1b-경찰, 소방관, 교사 등 필수 업종)로 내려오고, 3순위(1c, 법률 서비스 나 IT직종 종사자를 포함하는 나머지)도 곧 접종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마침 페이스북에는 "NOVA Vaccine Hunters"라는 그룹이 있어서 지역 내 백신 접종 정보를 신속하게 접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3월 말~4월 초쯤 해당 페이스북 그룹에서 3순위 직종도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1시간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접종 예약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즉시 나와 아내에 대한 백신 접종 예약을 신청했다. 다행히 1차 접종을 4월 5일로 잡을 수 있었고, 예약 후 화이자 백신이 투여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1차 접종 - 4월 5일

내가 살고 있는 버지니아 알링턴 카운티에서 1시간 정도 I-95를 타고 내려가면 프레드릭스버그(Fredericksburg)라는 소도시가 있는데, 여기에서 1차 접종을 할 수 있었다. 일단 주차장 입구에서 안내 요원이 "1차 백신 접종을 하러 오셨나요?"라고 물어서 "그렇다"라고 대답하고, 예약 확인서를 보여주려고 했으나 그냥 대답만으로 입장을 시켜주었다.


주차장 끝에 다다를 때쯤, 또 다른 진행 요원이 접종받을 사람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받은 뒤에 확인 문자를 전송했다. 이후 두 번째 문자를 받으면 실제 접종이 이루어지는 건물로 들어오라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5~10분) 두 번째 문자를 받았고, 바로 시동을 끄고 건물로 향했다.


문자를 받기 위한 1차 체크인


건물 입구에서는 우리의 이름을 알려주고, 건물 출입 전 온도를 측정했다. 이후 대기선을 따라 체크인에서 신분증을 보여주고, 내가 어떤 사유로 3순위에 해당되는지 질문을 답하고("변호사입니다" 그런데 증빙서류를 요구하진 않았다) 데이터베이스에서 내 예약 내용을 확인하니, 바로 백신을 맞기 위한 장소로 이동할 수 있었다.


백신을 맞기 전에 몇 가지 간단한 질문을 "라텍스에 알레르기가 있는지, 최근 14일 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적 있든지 등" 한 뒤에 바로 주사를 맞았다. 주사를 맞자마다 백신 카드를 주며 거기에 이름과 생년월일을 쓰도록 했다. 백신의 종류와 접종 날짜는 이미 백신 카드에 스티커로 붙여져 있었다.


백신을 맞고, 백신 카드를 가지고 체크아웃하는 곳으로 가니, 바로 2차 접종 시간과 날짜를 잡을 수 있었다. 담당자가 2차 예약을 확인하고 백신 카드 뒷면에 2차 접종 시간과 날짜를 적어주는 것으로 체크 아웃이 끝났다.

백신 접종 직후 10분간 휴식을 위한 대기실


체크 아웃이 끝나면 백신 접종자들이 약 10분간 쉬면서 급성 부작용이 없는지 대기하는 장소가 있었다. 대부분은 팔을 주무르며 휴대폰으로 시간을 보냈고, 딱히 부작용이 있어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10분이 지나고 알아서 자리를 뜨면, 보조 요원이 앉았던 자리를 소독하는 식이었다.


차를 주차한 뒤 접종을 마치고 건물을 나오기까지 약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곳곳에 자원봉사요원들이 배치되어 진행이 상당히 부드럽게 이루어졌고, 중간에 어떠한 혼란이나 딜레이가 없어서 허무하게 느껴질 정도로 금방 접종이 이루어졌다. 일단 1차 접종을 마치고 나니 이제 판데믹의 끝이 서서히 보이는 것 같아서 마음이 가뿐해졌다.


1차 접종 후에는 딱히 우려할만한 부작용을 느끼지 못했다. 단지 주사를 맞은 쪽 팔이 뻐근해서 팔을 올릴 때 조금 불편하다는 점이 유일했다. 그 외에 그날 하루 및 다음날 꽤 피곤해서 평소보다 일찍 잠이 들었단 점을 빼고 3일째 되는 날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2차 접종 - 4월 27일

2차 접종은 이미 날짜와 시간, 장소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따로 예약할 필요가 없었다. 다만, 듣기에 2차 접종은 1차 접종보다 부작용이 심할 수 있으니 다음 날을 비워두는 것이 좋다고 해서 아내는 미리 휴가를 냈고, 나는 재판을 미뤄뒀다. (재판 연기 신청서에 "재판 전날 코로나 백신 2차 접종으로 인해 재판 당일 변호인으로서의 활동에 지장 가능성이 있음"이라고 했더니 바로 연기 허가가 났다)


2차 접종은 1차보다 순조로웠다. (어차피 1차도 순조로웠지만) 주차장에서 문자를 기다리기 위해 체크인을 할 때 이미 우리 번호를 알려주자마자 이름을 찾을 수 있었고, 건물 내에서도 모든 게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조금 다른 점이라면, 2차 접종 시 바늘이 팔에 들어오자마자 묵직한 욱신거림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1차 접종 때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 팔이 욱신거리기 시작했다면, 2차 때는 바늘이 들어오자마자 욱신거림이 느껴졌다. 이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전반적으로 1차 때보다는 더 팔의 움직임이 둔해졌다.


그리고 1차 때는 평소보다 약간의 피곤함이 추가된 것이었다면, 2차 때는 피로감이 급격하게 몰려와서 힘들었다. 뭔가 수면 부족으로 인한 피로감이 아니라 마치 하루 종일 어려운 시험을 보고 난 것 같은 정신적인 피곤함이 느껴졌다. 2차 백신을 맞았다는 안도감에 긴장이 풀린 것일 수도 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하루가 지난 뒤에는 딱히 전날 같은 피로감이나 무기력 감은 없었고, 단지 주사를 맞은 쪽 팔의 뻐근함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당장 큰 부작용은 없는 것 같지만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


보통 2차 접종을 하고 난 뒤 2주가 지나면 면역력이 생긴다고 하니까, 그 이후부터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활동을 해보고 싶다. 특히 작년이나 올해에는 실내에서 수영이나 요가를 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집 근처에 있는 실내 수영장과 요가 수업을 다시 재개해 보고 싶다. 물론 한 동안 가보지 못했던 실내 한국 음식점도 가볼 생각이다.


한국에서는 이제 국내 백신 접종자에 한해서 해외에 갔다 오는 경우 2주 격리가 면제된다고 한다. 이러한 격리 면제 조치가 나 같이 해외에서 접종을 받은 교포/교민들에게도 확대되어 곧 격리에 대한 부담 없이 한국을 방문하게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차 접종 완료 후 기념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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