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개업한 지 약 3년이 약간 넘은 이 시점에서 개업 활동을 돌아보고 느낀 점을 적어보려고 한다.
1. 변호사? 사업가! -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개업 변호사는 영업으로 시작해 영업으로 끝난다. 3년 동안 이런저런 홍보 활동을 많이 해봤는데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지역 한인 신문에 유료 광고도 해보고, 지역 라디오 방송에 15초 광고도 해보고, 유료 구글 검색어 대행도 시켜보고, 변호사 연결 플랫폼, 무작위 우편 광고 등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런데 역시 최고는 지인 소개인 것 같다. 특히 동료 변호사로부터 오는 의뢰가 제일인 것 같다.
2. 형사 사건은 별로 돈이 안된다. - 왜냐면 형사 사건은 대부분 사건 착수 시에 일정한 고정 변호사비(flat afee)를 받고 끝이며, 변호사들 사이에서 수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좋은 수입원이 되기 어렵다. 수임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그러다가 자칫 시간과 노력에 비해 너무 적은 가격을 부르면 두고두고 후회하게 된다. 내 생각에 가장 돈이 되는 분야는 민사 소송, 특히 이혼 소송이나 교통사고 분쟁이 최고인 것 같다.
3. 워라밸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 대부분의 사업이 그렇듯이, 일이 일정하게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고, 어느 날은 심심하게 손가락 빨고 있다가도 정신없이 일이 몰아쳐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지곤 한다. 즉, 한가한 날에는 워라밸이 너무 좋지만, 성수기에는 정해진 업무시간이 따로 없을 정도로 저녁·주말에도 업무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4. 보람과 스트레스는 전부 사람에게서. - MBTI이야기를 잠시 하자면, 필자는 평생 ISTJ였다가, 최근 몇 년 새에 INFJ(인프제)로 성격이 바뀌었다. 개업을 하고 나니 사업상의 이유로 조금 더 외향성이 더 발달되었고, 타인을 돕는 일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어 종종 일로부터 큰 보람을 얻기도 한다. 필자는 사람의 성향이나 가치관을 비교적 잘 파악하는 편이고, 본인과 잘 안 맞을 것 같은 의뢰인은 일단 피하는 편이라 대체로 큰 스트레스를 받진 않지만, 가끔 이러한 촉(?)이 실패할 경우 사건이 종료될 때까지 의뢰인을 대하는데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기도 한다.
5. 실무는 역시 실수하면서 배워야 제맛. - 이건 꼭 개업 변호사라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변호사 실무라는 것이 정말 여기저기 좌충우돌하면서 부끄러운 짓(?)도 하고 이불 킥 날릴만한 일도 하고 하면서 배우는 것 같다. 변호사 연차로 치면 6년 차로 이제 조금씩 뭔가 뭔지 알아가는 단계이지만, 배움과 실무에는 끝이 없다고 항상 생각지도 못했던 크고 작은 실수를 하며 성장하고 있다. 그래서 변호사 실무를 law "practice"라고 하는가 보다.
6. 커리어와 전문성은 항상 고민이다. - 어쩌다 보니 형사 사건을 전문으로 다루게 되었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형사 사건만으로는 큰 이익을 보기가 어렵다. 그래서 항상 다른 분야로의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는데, 이것이 양날의 검이 되는 것 같다.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법 분야 사건을 수임하려면, 그에 대한 성공 사례나 지식을 보여줘야 하는데 실제 경험이 없으면 그러기가 쉽지 않다. 또한 단독 개업 변호사의 커리어 외에도 로펌이나, 정부, 비영리단체 등 여러 가지 기회가 저편 너머에서 손짓을 할 때마다 마음이 흔들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