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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어멈 Oct 10. 2023

노을 지는 라벤더숲.

마음의 힐링이 필요한 순간엔 갑자기 손으로 아무거나 그려보세요.




문뜩 아이들과 요보가 모두 잠든 시간,

천에 계속 그림이 그리고 싶은데

그것도 제법 크~~~게 그리고 싶었다.

뭘 그릴까.. 하다가 문뜩 좋아하는 풀들로

손 좀 풀어볼까 하고 시작한 그림.

슥슥슥 너무 예뻐 미리 찍어둔

하늘사진을 한번 보고,

펜에 손을 맡겨! (리듬에 맡기지 않고!)



낙서같이 풀들을 여기저기 그려대고 나면,

묘한 마음에 힐링이 되곤 한다.



슥슥슥. 하고 나니 약간 따듯하게 만들어 주고 싶어,

오랜만에 고체 수채화 물감을 꺼내서

역시나 마음 가는 대로 슥슥 색칠을!

망쳐도 상관없단 마음으로.



여기까지 너무 좋아 혼자 바라보고 하다가,

꼭! 멈춰야 하는 순간에 멈추지 못하고 손을 덧댄다.



수채화로 잔뜩 젖어있는 천 위에 수채화 색연필로

슥슥 라벤더 느낌을 예쁘게 내주고 싶었는데.

정신없어진 그림을 보니,

괜히 했다 싶어 후회되는 순간!


‘그냥 이제 물기나 말리자.’ 하고 천을 들어 올리니.



어라?? 책상 바닥에 뭔가 묘하게

예쁜 라벤더꽃밭그림이 남아있다.

원래 그리고 싶은 모습은 저 모습에

더 가까운 거 같은데.


남겨둘 수 없는 예쁜 자국.

내일아침에 애들 밥 먹어야 할 자리이니까. ㅠㅠ

이럴 때면 빨리 작업실이 갖고 싶다.


아쉽지만 사진으로만 남기고 키친타월과 미세블록을 활용해 쓱쓱 흔적 없이 지우고!


젖어있는 천 그림을 말리기 위해 벽에 붙여놓으며,

'마지막에 색연필을 쓰는 게 아닌데..'하고

후회를 하며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내가 원하는 그림이 걸려 있다.

어떻게 된거지??!!!



이 정도면 됐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이 정도로,

정말 밤사이에 예쁘고 아련하게 말라 있었다.


내 마음은 힐링했으니, 좀 미완성이지만

당분간 요렇게 거실에서 즐겨보려고 한다.

아침부터 일어난 강아지들도 예쁘다고 좋아하니

그걸로 오늘 하루, 됐다.




저만의 힐링으로 시작했지만

구독하시는 독자분들께도

조금이나마 힐링이 되는 그림이 되기를 바랍니다.


어디 책에서 본건데,

손으로 아무거나 낙서하듯 그리다보면

스트레스도 사라진다고 해요.

오늘밤 힐링이 필요하신분들은 낙서한장 어떨까요?


오늘도 좋은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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