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유가 슬픈거니, 눈물이 궁금한 거니?
오래전, 봉봉이 단유를 할 때였다.
여름이었고 이미 모유를 먹을 만큼 먹은 시기였긴 했지만,
독한 마음으로 단유를 시작하지 못할 때였는데
갑작스레 어멈이 아프면서 단유를 해야 했다.
아마 봉봉은 마음에 준비가 안됐을 것이었고,
실은 어멈도 그랬다.
단유를 할 때 엄마도 아기도 뭔가 묘한 슬픔과 서운함이 느껴진다 하던데,
어멈은 몸이 아프고 단유까지 겹쳐서 깊이 체감하진 못했는데
봉봉은 분명 단유 첫날부터 묘하게 달라졌었다.
여름인데 가을 타는 중년 남성 같은 느낌이랄까.
어멈은 거의 매일 누워만 있어야 했고, 상황이 그렇다 보니
봉봉도 갑작스러운 단유까지 겹쳐서 꽤 스트레스를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던 어느 날.
사실 지금도 두고두고 돌려보는 아주 깨물어주고 싶은 영상을 하나 찍게 됐다.
정말 너무 사랑스럽고 웃긴.
가끔 봉봉 때문에 힘들 때 그 영상을 보면 다시 사랑이 샘솟을 정도로 귀엽다.
노란 병아리색 티셔츠를 입고선 할머니 집 벽에 기대어 앉아서 목놓아 운다.
"음마아---- 음마----음마아------띠띠------음마-------"
이런 반복인데 사실 음소거를 시켜놓고 봐도 너무 재밌는 영상이다.
그 영상을 공개하면 더 좋겠지만, 봉봉의 초상권을 지켜줘야 하기에
아쉽지만 사진 몇 장만 붙여 이 글을 쓰게 됐다.
벽에 기대어 앉아서는 누워있는 엄마 쪽을 원망스럽게 바라보며,
입은 세모가 되어서는 눈을 껌뻑 껌뻑하며 운다.
생각보다 원하는 만큼의 눈물이 나오지 않아서 인지,
억지로 눈을 더 꼭 감아보며 눈물을 짜낸다.
그때 눈물 한 방울이 볼을 타고 떨어지고, 입은 더욱 세모가 되어서는
흐르는 눈물이 신경 쓰이는지 한쪽 볼을 움직여 보며 그 눈물의 흐름을 느껴본다.
그러더니 이내 봉봉은 손으로 눈물을 닦아본다.
그러고선 마음에 안 차는지 또 눈을 꼭 감으면서 눈물을 짜낸다.
영상이 아니고 사진과 말로 설명하기엔, 너무나 아쉬운 봉봉의 아기 때.
그때보다 한 살 언니가 되었음에도, 봉봉은 한참을 울다가 왜 울고 있는지에 대한 것은 까먹은 채
눈물이 흐르는지를 검지 손가락으로 확인하고 또다시 울며 나오는 눈물을 확인하고 반복한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 했는데.
봉봉이 세 살에 시작한 그 귀여운 버릇을 봉봉이 늙을 때까지 가져갔으면 좋겠다.
앞으로 살다 보면 울고 싶은 일도 분명 생길 텐데, 지금의 순수한 아이 때처럼
울더라도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 또르륵 나오면 신기해 만져보고
어느새 왜 울고 있는지를 잊어버릴 수 있으면 좋겠다.
늘 행복하기만을 바라지만,
뜻하지 않는 눈물이 나는 날엔
세 살 버릇처럼
눈물 만져보며 힘든 일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