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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어멈 Jun 08. 2017

봉봉의 눈물

단유가 슬픈거니, 눈물이 궁금한 거니?







오래전, 봉봉이 단유를 할 때였다.

여름이었고 이미 모유를 먹을 만큼 먹은 시기였긴 했지만,

독한 마음으로 단유를 시작하지 못할 때였는데

갑작스레 어멈이 아프면서 단유를 해야 했다.


아마 봉봉은 마음에 준비가 안됐을 것이었고,

실은 어멈도 그랬다.


단유를 할 때 엄마도 아기도 뭔가 묘한 슬픔과 서운함이 느껴진다 하던데,

어멈은 몸이 아프고 단유까지 겹쳐서 깊이 체감하진 못했는데

봉봉은 분명 단유 첫날부터 묘하게 달라졌었다.


여름인데 가을 타는 중년 남성 같은 느낌이랄까.



땀 흘리는 거 같은데.. 안 덥니?



어멈은 거의 매일 누워만 있어야 했고, 상황이 그렇다 보니

봉봉도 갑작스러운 단유까지 겹쳐서 꽤 스트레스를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오늘은 요구르트가 쓰다.



그러던 어느 날.

사실 지금도 두고두고 돌려보는 아주 깨물어주고 싶은 영상을 하나 찍게 됐다.

정말 너무 사랑스럽고 웃긴.

가끔 봉봉 때문에 힘들 때 그 영상을 보면 다시 사랑이 샘솟을 정도로 귀엽다.


노란 병아리색 티셔츠를 입고선 할머니 집 벽에 기대어 앉아서 목놓아 운다.

"음마아---- 음마----음마아------띠띠------음마-------"

이런 반복인데 사실 음소거를 시켜놓고 봐도 너무 재밌는 영상이다.


그 영상을 공개하면 더 좋겠지만, 봉봉의 초상권을 지켜줘야 하기에

아쉽지만 사진 몇 장만 붙여 이 글을 쓰게 됐다.


벽에 기대어 앉아서는 누워있는 엄마 쪽을 원망스럽게 바라보며,

입은 세모가 되어서는 눈을 껌뻑 껌뻑하며 운다.

생각보다 원하는 만큼의 눈물이 나오지 않아서 인지,

억지로 눈을 더 꼭 감아보며 눈물을 짜낸다.

그때 눈물 한 방울이 볼을 타고 떨어지고, 입은 더욱 세모가 되어서는

흐르는 눈물이 신경 쓰이는지 한쪽 볼을 움직여 보며 그 눈물의 흐름을 느껴본다.

그러더니 이내 봉봉은 손으로 눈물을 닦아본다.

그러고선 마음에 안 차는지 또 눈을 꼭 감으면서 눈물을 짜낸다.


영상이 아니고 사진과 말로 설명하기엔, 너무나 아쉬운 봉봉의 아기 때.


그때보다 한 살 언니가 되었음에도, 봉봉은 한참을 울다가 왜 울고 있는지에 대한 것은 까먹은 채

눈물이 흐르는지를 검지 손가락으로 확인하고 또다시 울며 나오는 눈물을 확인하고 반복한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 했는데.

봉봉이 세 살에 시작한 그 귀여운 버릇을 봉봉이 늙을 때까지 가져갔으면 좋겠다.

앞으로 살다 보면 울고 싶은 일도 분명 생길 텐데, 지금의 순수한 아이 때처럼

울더라도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 또르륵 나오면 신기해 만져보고

어느새 왜 울고 있는지를 잊어버릴 수 있으면 좋겠다.


늘 행복하기만을 바라지만,

뜻하지 않는 눈물이 나는 날엔

세 살 버릇처럼

눈물 만져보며 힘든 일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행복했던, 너와 나만이 나눠가진 소중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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