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봉 에피소드/ 아빠~~~아직 안자고 이써요~~
그날은 가족모임이 있던 불금이었다.
가족모임이 끝날 때 즈음 봉봉은 호기롭게,
“엄마~할아버지 집에서 자고 갈래요!”라며
거듭 물어보는 괜찮겠냐는 말에도
더는 물어보지 말라는 표정으로 단호했다.
“혼자 자고 갈수 있어요!”
다섯번쯤 물어보고선, 더이상 묻지 않았다.
어쩌면 조금은 기다렸던 말이었기에.
꼬박꼬박 엄마껌딱지로 함께자는 봉봉이기에
욥과는 저녁시간에 둘이서 방해없이 이야기 할
틈도 었다. 봉봉과 같이 자다보면 어멈도
스르르 잠드는 날이 대부분이어서.
그래서 어멈과 욥은 살짝 봉봉의 외박을 반겼다.
“그래~그럼 엄마가 기저귀랑 잠옷 챙겨서 보낼께~!
엄마없이 잘 수 있지? 봉봉이 할머니, 할아버지랑
잘 자구 내일 만나자~!” 하며 서로 뒤도 안돌아 보고 헤어졌다.
그렇게 욥은 간단한 봉봉의 짐을 챙겨 어머니댁으로 갔고, 모처럼 어멈은 조용한 집안에서 여유로운 목욕을 하고 눈치보지 않고 머리를 편안한게 말린 후 침대에 누워 금요일에 보고싶었던 예능프로그램을 보며 졸고 있었다. 봉봉의 부재가 이렇게 편안한 금요일 저녁을 만들어 줄수가!
한편으론, 욥이 봉봉과 함께 출발한다며 전화가 오지는 않을까? 하는 약간의 기대반 두려움 반으로 전화기를 자꾸만 쳐다보게 됐지만 잠깐 뿐이었다.
이윽고. 욥이 집으로 들어섰다.
“욥~봉봉은??
“봉봉이 한번은 나 따라서 집에가서 잔다고 하더니
다시 할머니랑 잔다고 해서 놓고 왔어.”
“오! 진짜? 우리 밀린 예능이나 보면서 수다떨자!”
얘기를 들어보니, 봉봉은 처음엔 “아빠 잘가~”하더니 다시 “아빠 진짜간다~잘자고 내일봐!”하니,
울먹이며 “아니에요. 엄마랑 잘래요~”하며
나름 꽤 고민의 시간을 거쳤다고 한다.
그래도 결국 할머니랑 자겠다며 아빠랑 빠이빠이를 하고 욥이 혼자 온것이었다. 그런 봉봉의 이야기가 귀엽기도 약간은 짠하기도한 마음.
그리고 이상하게 우리도 봉봉과 함께인 북적함이 익숙해져서인지 예능만 보고 있기엔 좀 적적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라 이제 봉봉이가 잠들었겠구나 싶었던 그때!
아버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봉봉의 목소리.
욥: “(어멈은 음소거한 채로) 봉봉아~!”
봉봉: “아빠~봉봉이 아직 안자고 있었어요..”
욥: “어이구. 그랬어? 할머니랑 코 자고 내일 만나자~! 혼자 잘 수 있다고했잖아 봉봉이가~”
봉봉: “아빠~집에가서 엄마랑 자고 싶어요..”
욥: “봉봉이 도저히 안되겠어? 못자겠니?”
봉봉: “집에가서 자고 싶어요.....”
어멈: “봉봉아~아직 안잤어?”
봉봉: “엄므아아아~~~~....집에가서 엄마랑 잘래요오...(흑흑)”
어멈: (내심 귀엽고 즐겁기도 한 마음으로)
“봉봉아 그럼 아빠보고 지금 데릴러 가라고 할게~울지말고 있어!”
욥: “지금 갈게~!”
그렇게 사건은 일단락되었고, 봉봉은 밤새 어멈의 배로, 다리로, 얼굴로 발차기를 해대며 열심히 코 잤다.
다시 집으로 봉봉이 돌아왔을때 그녀의 기쁨의 세레머니는 정말 너무 신나보였다. 그리고 사실 욥과 어멈도 봉봉이 돌아오니 다시 집이 꽉찬 느낌이 들며 안정을 되찾았다.
아직 품에서 떼놓기엔 아가다 우리 봉봉.
세살 때, 얼떨결에 한 번 할머니 집에서 혼자 자보는 걸 성공했던 봉봉은 이번에 왠지 할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어머니가 나중에 말씀하시길, 봉봉은 이랬단다.
“할머니 유치원때는 안되겠고요, 봉봉이 학교가면 혼자 잘래요~!”라고.
너무 오래 걸리는거 아니니??
곧 연습해야 할 날이 올 것 같은데.
뭐 그때까진, 욥~ 우리 자유시간은 틀렸다~!
짠하기도 하고 귀엽기도하고 예쁘기도한,
봉봉의 외박사건.
실패로 귀엽게 마무리~!
아직 다졌짤 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