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봉 에피소드/ 아빠한테 너무 했네.
봉봉에게 자장가가 네개 있는데
하나는 가장 전통있는
“자장~자장~우리 아기, 우리 아기 잘도잔다~”,
또 하나는 “잘자라~내아기~내 귀여운 아기~”하는
브람스의 자장가, 세번째는 “잘자라 우리아기~앞 뜰과 뒷동산에~”라고 시작하는 모짜르트의 자장가.
그리고 오늘의 이야기 주제가 될 또하나의 자장가.
요새 봉봉이 잘때 많이 불러달라고 하는 노래다.
자장가 세개를 두어번씩 불러줘도 안자는 날이많아
새로운 노래 하나를 추가할겸 불러봤는데 봉봉은 요새 이 자장가만 들려달라고 했다.
어젯밤에 우리아빠가,
다정하신 모습으로
한 손에는 크레파스를
사 가지고 오셨어요-음음!
밤새, 꿈나라엔
아기 코끼리가 춤을추었고,
크레파스 병정들은
나뭇잎을 타고놀았죠-음음!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 노래.
글을 쓰기위해 자료를 찾아보니 원래는 가요였던 것이 동요가 되었고,
<배따라기>라는 프로젝트그룹이 1985년에 발표한 노래라고 한다.
그러던 며칠전 밤.
봉봉이 노래로 큰 사고를 쳤다.
봉봉은 아직 이 노래를 정확히 외우지 못한 상태였는데, 빨리 잠이 오지 않았던 봉봉은 이미 다른 자장가를 여러번 불러줬으나 갑자기 생각난듯 크레파스노래를 불러달라고 했다.
갑자기 호심이 발동한 어멈은, 크레파스 노래를 봉봉이가 한번 불러보라고했다. 그러자 두어번 거절하던 그녀가 노래를 시작했는데.
이런.
우리는 그 밤에, 불빛도 희미한 방안에서
대폭소를 하고 웃고 말았다.
어렵사리 노래를 시작한 그녀의 가사는 이랬다.
“어제빰에, 우이아빠가, 다정하신, 모츱으로~,
한소네는, 크레파츠를,...
사가지고 가버였어요~음음!!!”
크레파스까지 사가지고 오신
아빠를 보내버리면 어쩌니ㅠㅠ
분명 다정하게 왔는데, 이런.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바암새~, 꿈나야에, 아기 코끼리가, 추믈추어꼬~,
크레파쯔, 변점들은~나문이플 타고가쪄요. 음음!”
봉봉이가 여럿 보내버렸다. ㅠㅠ
졸려서 그런거지??
기껏 너 준다고 크레파스를 사온 아빠를 보내버리다니.
순간 어멈의 머릿속에서 당황하며 크레파스를 들고 문밖으로 등 떠밀려 가는
욥의 그림을 상상하니 웃음이 터져서 혼났다.
심지어 크레파스 병정들까지.
다 못외워서 라고 해두자.
너무 웃어서 미안해요 욥!
아. 문뜩 글을 다 써내려가고 보니 봉봉이 웃음을 준 이야기 이기도 하지만,
봉봉이 잠들고서야 늦으막히 귀가하는 날이 많은 아빠가 그리워서
그 노래를 자주 불러달라 했나보다.
아빠 보고싶어서.
봉봉이 귀엽지만, 조금은 가여운 그런 에피소드.
(봉봉아 그래도 가사를 빨리 제대로 외우는게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