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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병호 Sep 15. 2022

통장엔 1,400원이 있었다.

일에 대한 생각


요 며칠 불편했다. 치약이 얼마 없는데 새로 꺼내지 않아 치약을 짜다 짜다 안 나와서 선희에게 이야기했다.


"여보, 치약이 없네."


"응"


'치약이 없다고?'


휴대폰을 열어 토스 앱을 들여다보니 통장 잔고는 1,400원이었다. 치약을 살 돈이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종종 이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다. '통장에 얼마밖에 없었다.' '삼각 김밥만 먹었다.' 등등.


2020년 2월이었다.


2019년 12월엔 구청 서체디자인개발실 서체 프로젝트가 종료되고, 동기들은 실업급여를 신청하는데 나는 법인 사업자가 있어서 신청을 못했다. 당장에 영업을 하지 않았으니 법인엔 매출이 전혀 없는 상태였던 것이다.


다음날 아침 일찍, 옛 직장 강진태 회장님께 카톡을 드렸다.


"회장님, 저 근로계약서 좀 주세요."


회사 근처에 가서 회장님께 비싼 돈가스를 얻어먹었다. 그리고 말했다.


"회장님, 저 연봉은 3천만 원 주시고요. 영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10% 주세요."


"허허, 참. 10%가 뭐니, 20%도 주지."


구청에서 프로젝트 종료 후에 입사 또는 전속 작가 계약에 대해 제안을 하셨던 회장님이셔서, 함께 나온 김태영 수석님, 진상규 수석님 등 임직원 분들도 함께 하하호호 웃고 헤어졌다.


하지만 결국, 영업료로 내가 실제 받은 돈은 A 프로젝트는 5%, B 프로젝트는 3%이었다. 3%도 내가 결혼식 해야 한다고 사정사정해서 겨우 받았다.


"이사 할래요? 실장 할래요?"


김태영 수석님, 진상규 수석님은 입사를 했으니 명함을 만들어준다고 했다. “이사 보다는 실장이 좋지 않을까요?”라고 김태영 수석님이 말씀하셨는데, 나는 "저는 이사가 더 멋있어 보여요"라고 했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회사 내부망엔 강병호 '대리'로 되어 있었다. 어느 날, 미팅을 기다리다 회사 카페에 계신 직원분이 "진급하셨던데 병호씨. 축하해요."라고 해서 머쓱해하며 감사하다고 했는데 “이제 대리시네요.”라고 하셔서 “네?”라고 되물었다. 4년 전 퇴사했을 때도 팀장이었는데…


"강 이사, 강 이사" 하시던 강진태 회장님, 진상규 수석님, 김희영 매니저님이 "이사님~" 하시던 말씀도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종종 회사로 회의나, 출근하러 가는 날이 되면 이중적인 모습들에 어지간히 곤욕스러웠다.


출근한 지 한 달이 지나니 강진태 회장님은 영업부 정필호 전무님이 PM으로 맡고 있는 B 프로젝트를 나에게 "자네가 해봐"라고 하셨다. 정필호 전무님은 내 첫 상사였다.


그 일을 내가 하면 정필호 전무님과 어색한 사이가 되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필호 전무님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없어진다. 그럼 나 때문에 피해를 보게 되시지 않을까? 혹시 나 때문에 퇴사하게 되면? 그렇게 내 자리를 유지하는 게 맞을까?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그런 선택은 내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았다.


제안을 거절하고 나는 2개월 만에 강진태 회장님께 ‘전속 작가’로 지내며 회사에 영업을 해오겠습니다.라고 이야기드렸다. 회장님은 호의를 베풀어주셔서 '이사'에서 '전속 작가'로 재계약할 때, 800 만원이었던 전속 작가 계약금을 1,500 만원으로 올려주셨다. 매달 약 120 만원으로 계약금을 나눠서 주셔서 생활하는데 큰 힘이 됐다.


하지만 이것도 결국 그때 맺은 전속 작가 계약은 납기일에 납품을 못했다고 2배로 3,000 만원을 변제하라고 관리부로부터 내용증명이 우체국 집배원을 통해 집으로 전달됐고, 회사는 선처해주셔서 나는 1,500 만원 원금만 되갚게 됐다. (회사는 내게 1년 동안 매달 120 만원 정도를 3.3% 원천징수 후 입금해줬는데, 되갚으면서 보낸 1,500 만원은 그대로 회사의 수입으로 잡으셨다.)


내 입장에선 작가 서체 납기일에 납품을 못한 게 아니라 작가 계약 담당자였던 진상규 수석님과 2021년 1월에 만나서 납품을 2021년 3월 말이 아닌 9월로 이야기를 했는데, 회사에서 납품일이 지난 다음날, 2021년 4월 8일에 내용증명이 온 것이다.


회사에서는 납기를 어겨 피해를 입히고 있으니, 3,000 만원으로 2배를 변제하라는 내용이었다. 작가 서체 출시를 위한 사전 홍보 전략, 홈페이지 구축에 대한 작업도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인데, 그 준비 작업을 병행하며 작가 서체는 수정 보완이 이뤄져야 하지 않았을까?


이후 다른 작가가 서체를 그 회사에서 출시 한 건 2022년 2월, 홈페이지 리뉴얼 후 출시되었다. 실제로 작가 서체를 출시하기 위한 홈페이지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다는 뜻이다. 작가 서체를 출시하려면 어떤 의도에서 이 서체를 개발했는지, 콘셉트는 무엇인지, 작가는 어떤 사람인지 인터뷰라도 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작가 서체 계약할 당시엔 나에게 ‘스타’로 키워주겠다고 하며 홍보 브로슈어, 영상 제작을 해주기로 했었는데 진상규 수석님도, 김태영 수석님도 아무런 연락도, 인터뷰도 없었던 상태임에도 납품 일을 어기면 계약서에 적힌 대로 계약금 2배로 3,000 만원을 변제하라 했다.


2021년 3월 말로 예정된 작가 서체 납품 일 전, 2021년 1월에 A 프로젝트가 수주되며 영업료 5% 건을 계약하며 작가 서체 계약 건에 대해서는 김태영 수석님은 본인은 잘 모르겠고, 당시 계약한 담당자 진상규 수석님과 상의하라고 했다. (김태영 수석님은 그 사이 계열사 대표가 되셨다.)


영업료 계약서를 작성하고 작가 서체 계약을 담당한 진상규 수석님을 만나 9월로 납품 기한을 늘릴 수 있느냐 물어봤다. 진상규 수석님은 황당한 대답을 하셨다. 본인이 담당자가 아니라고. 부서 이동이 있었다고 했다.


“그럼 내 시안은 그동안 왜 컨펌하고 있었느냐” 물었더니, “그냥 봐달라고 하니 봐줬다”라고 했다. 나는 김태영 수석님이 담당자랑 상의하라 해서 진상규 수석님께 물어보는 거라고 말했다. “음, 아직 우리 회사 홈페이지도 리뉴얼 중이라 괜찮을 것 같아”라고 말씀하셨다.


2021년 4월 8일. 3,000만 원으로 변제하라는 내용증명을 받은 나는 진상규 수석님을 찾아가 그 사이에 나와 상의해왔다고 말해달라고 부탁하고 또 부탁했다.


하지만 “너, 강진태 회장님 눈 밖에 난 것 같아. 네가 우리 회사 정보를 경쟁사에 다 넘긴대. 네게만 말한 비밀을 뜻밖의 사람에게서 듣게 돼서 당황스러우셨대. 너랑 놀지 말래”라고 했다.(시트콤인가?)


회장님께 물으니 “이번 일은 공과 사가 분명한 일이고, 관리부가 강경하게 나와서 어쩔 수 없네. 관리부 오필두 전무를 찾아가 보게.”라고 하셨다.


관리부 오필두 전무님을 찾아뵙고 여쭤봤다. “불과 지난달에 저에게 B 프로젝트 기업 이진성 수석님과 조율할 것이 있어서 중간에서 해결을 부탁한다고 하셨잖아요. 근데 작가 계약으로 이런 일이 있었으면, 사전에 같이 조율할 수 있잖아요?”라고 여쭤보았다. 관리부 오필두 전무님은 담당자 진상규 수석과 구두로 협의한 건 인정할 수 없고, 서면으로 연장 계약한 것이 아니니 변제하라고 하셨다.


나는 이메일로 변제 계획서를 작성해 관리부 오필두 전무님께 보냈다. 매달 500 만원씩 나눠서 2021년 11월까지 갚겠다고 작성했다. 그리고 갚았다.


그 일이 있고 2022년 6월 23일, 우연히 그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직원에게서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일이 있던 2021년 4월. 회사 내 카페에 있던 그 직원은 강진태 회장님이 카페에서 임원들과 회의하다 짜증 섞인 목소리로 “내용증명 보내”라는 말을 듣게 됐었다고 했다.


그땐 기회가 없어서 내게 말해주지 못했다고 했다. 직원 분은 내게 “앞으로는 계약서를 잘 보세요.”는 조언해주셨다.


그렇다. 가해자는 없었다.


나는 납품을 안 한 사람이 됐을 뿐이다. 관리부 오필두 전무님께 마지막까지 더 부탁했었다. “조금 더 기한을 주시면 잘 마무리해볼게요.”라고 말했다. 오 전무님은 “병호씨. 자네가 해와도 회장님은 자네 결과물을 받지 않으실 것이네.”라고 했다. 좋게 좋게 원금만 받겠다 하셨다.


“이 정도면, 저보고 이 회사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말라는 뜻 아닌가요?”라고 오 전무님께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2021년 4월 28일, 변제 계획서와 차용증을 관리부 오필두 전무님과 회사 카페에서 만나 쓰고 나왔다. 봄 햇살이 눈부셨지만, 나는 쫓겨나듯 회사 문을 열고 나왔다. 내 집 같던 회사였는데 차가운 노출 콘크리트 벽면의 서늘함이 내 손에 전해져 왔다.


2021년 4월 29일
(차용증을 쓰고 쫓겨난 그다음 날)


“회장님이 너랑 놀지 말래.”라고 말했던 진상규 수석님께 전화가 왔다. 아주 밝은 목소리로.


나는 회사에서 전속 작가 활동하며 진상규 수석님께 소개한 프로젝트가 있었다. 국책과제를 위해 전문회사 2개사를 매칭 하는 ‘C 프로젝트’’였다. 그게 수주가 되어 버린 것이다. 당연히 국책과제 탈락을 예상하고 기대도 안 하고 있었는데 수주가 되어 결과 발표가 나왔다. 하필 그 결과는 내가 차용증을 쓰고 회사를 떠난 다음 날이었다.


진 수석님은 ‘C 프로젝트’ 계약서 작성을 강병호만 믿고 안 했었는데, 영업료를 대신 받아달라며 연락이 왔다. 매칭에 대한 영업료는 5%인 6,000만 원이었다. 나는 중간중간 계약서를 꼭 쓰라고 했었는데, 계약서를 안 썼다고 했다.


내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땐 “난 담당자 아니야”라고 하던 분이 본인 필요한 상황이 되니 “병호야, 우리 행주산성에 가서 국수 먹을까?”라고 진상규 수석님은 5월에도 친근하게 전화가 왔다. “아니에요. 괜찮아요.”라고 거절했다.


차용증을 쓰고 나온 내가. 진상규 수석님을 마주 보며 국수를 먹을 정신이 어디 있을까. 4월 한 달 내내 정신병자처럼 쫓아다닐 땐 “회장님이 너랑 놀지 말래”라고 하시더니 말이다.


결국 2022년 4월 8일, ‘C 프로젝트’에 대한 매칭비를 6,000만 원은 못 받고, 내가 1,650만 원을 받아 진상규 수석님께 영업료 전체의 50%인 825만 원을 보내드렸고, 이 프로젝트를 소개해준 안경직 대표님께 100만 원, 제안 당시 제안서 작성을 도와주신 신승준 연구원장님께 300만 원을 보내드렸다.


하루아침에 태세 전환해 “행주산성에 국수 먹으러 갈래?”라던 진상규 수석님은 이번 매칭비를 보내드린다고 하니 본인은 이제 회사를 이제 퇴사했으니 회사 말고 본인 아내의 개인 사업자로 매칭비를 보내달라고 했다.


C 프로젝트는 내가 소개한 제작 회사와 진상규 수석님이 소개한 디자인 회사 간의 매칭이 잘 이뤄져 국책과제 지원금 12억을 받게 되면, 그에 대한 매칭 영업료 5%인 6,000만 원을 받기로 했었는데, 수주되고 나니 연구 사업 기간 4년 중 1년 차 5%인 1,500만 원만 보내주겠다고 말을 바꾸어 6,000만 원에서 1,500만 원으로 줄어든 비용으로 받게 된 매칭 프로젝트였다.


이승인 총장님은 6,000만 원이 아닌 1,500만 원을 받게 된 내 사정을 안성진 교수님을 통해 들으시고 “병호씨, 또 당했다며?”라며 물으셨다. 이승인 총장님이 소개해주신 신승준 연구원장님이 그렇게 말을 바꾸신 거라서, 뭐라고 더 말을 못 했다. 애써주신 신승준 원장님께 감사하다고만 말했다.


진상규 수석님은 2021년 4월부터 2022년 4월까지 1년 간 매달 전화가 와서 언제 입금되느냐고 내게 맡겨놓은 것 마냥 전화가 오더니, 입금 후엔 내게 단 한 번의 연락도 없다. 메시지를 보내도 답장이 없다. 본인은 읽고 답장 안 하는 게 제일 싫다고 하더니 말이다.


“영업이사 강병호”


되돌아보면 진상규 수석님은 애초에 나에 대해 그런 사람이었다. ‘영업이사 강병호’라고 적힌 명함을 제작해 주면서 “아이고, 강병호 이사님~”이라며 앞에서는 높여줬지만, 실제로는 회사 내부망에 ‘대리’로 등록됨을 나보다 먼저 알았을 텐데 내게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다.


나는 출퇴근을 안 하는 조건으로 입사했기에 내부망을 열람하지 못했고, 뒤늦게 회사 카페 직원분에게서 듣게 된 게 전부였다. 스스로 이 회사의 이사님이 되어 기분이 좋아 주변에 자랑도 많이 하고 다녔는데, 난 그냥 바보였을 뿐이다. 뒤에서 조롱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사명감을 다해 지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작든 크든 A, B, C 프로젝트 3건이 나를 통해 연결, 수주되어 영업료도 얻게 됐다.)


처음 약속했던 영업료 10%, 20%를 못 받고 A 프로젝트는 5%, B 프로젝트는 3% 영업료를 받으면서도 전속 작가 계약으로 매월 120만 원을 보내주시는 회사에 감사하다며, 다들 고마우신 분들이라고 주변에 말해왔다. 작가 계약금을 변제하는 것보다 더 마음 아픈 부분이 이 부분이다.


“왜 대리로 되어 있어요?”라고 진상규 수석님께 물으니, “아 그래? 나는 몰랐네.”라고 했다. “회사 입장에선 병호씨를 이사로 등록하기엔 논란이 되지 않겠냐”는 말씀만 하셨다.


작가 서체 계약 건에 대해서도 진 수석님은 담당자가 아니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진 수석님은 병호야, 유인정 차장이 내게 와서 “병호씨가 자꾸 진상규 수석님과 협의했다고 하는데요?”라고 물어보길래 “병호 입장이라면 그런 식으로 말할 수밖에요. 병호 심정도 이해는 됩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나라면 “차장님, 제게 늘 이야기해왔었어요. 시안도 이렇게 보내왔었고요. 제가 부서 이동하며 이 부분을 강진태 회장님께 보고를 못 드렸는데, 더 나은 방법 없을까요?”라고 했을 것이다.


진상규 수석은 C 프로젝트 매칭비 수익은 그 당시 본인은 월 급여를 받으며 일했음에도 퇴사했다며 자신의 아내 사업자로 매칭비 825만 원을 입금해달라고 했다. 나라면 회사로 입금되게 했을 것이다. 월급을 받았던 사람이었으니.


오필두 전무님은 C 프로젝트에 대한 내 몫은 회사로 입금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내가 소속된 직원도 아니거니와 월급 받은 것도 아니고, 계약서를 쓴 일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매칭비로 내 몫을 400 만원 남겼다.


“경쟁사에 정보를 넘긴다고?”


전속 작가 기간 동안 나는 서체 회사에 4번 입사 제안을 받았었다. 만날 때마다 연봉 앞자리 숫자가 올라가는 걸 경험했다. 그런 나에게 경쟁사에게 정보를 넘긴다는 소문은 누가 냈을까? (이미 회사가 생각하는 경쟁사는 이 회사를 경쟁사라고 생각 안한다.)


나는 단순히 돈을 변제하게 된 상태가 힘든 게 아니라, 치약 살 돈 없을 때 손을 내밀어 주신 강진태 회장님과 나의 관계가 혼란스러워진 게 힘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2023년 9월이 되었다.


오늘 다른 서체 회사에서 새로 받은 명함 선물엔 '수석연구원'이라고 적혀있는데, 그때 기억 때문에 "저는 사원도 대리도 괜찮아요."라고 이야기했다.


종종. 치약 살 돈이 없었을 때가 생각난다.


다시 그날로 돌아간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강진태 회장님께 근로 계약서를 달라고 하지 말았어야 했나. 김태영 대표님께 이사가 아닌 대리로 명함을 달라고 했어야 했나. 강진태 회장님 요청대로 정필호 전무님의 프로젝트를 내가 맡아 진행해보겠다고 했어야 했나. 강진태 회장님, 김태영 대표님이 총 500 만원에 6개월 기간의 창원 프로젝트를 하라고 할 때 하청 받았어야 했나(하게 되면 월 100 만원이 안된다. 월세가 100 만원인데). 작가 계약 개발 과정을 더 자주 실무자, 계약 담당자가 아닌 강진태 회장님께 컨펌을 받으러 다녔어야 했나.


종종 습기가 많은 날. 치약을 칫솔에 짜다 보면 스멀스멀 1,400원 잔액도 떠오르고, 회사의 일들도 떠오른다.


2022년 2월 4일, 강진태 회장님께 연락을 드렸다.


“회장님, 어려운 시간이 흐르며 지난 2021년 11월 17일(1500만 원, 작가 서체 계약금), 2022년 1월 27일(3000만 원, 대출금) 모두 변제했습니다. 되돌아보면 추억이 됩니다. 큰 디딤, 징검다리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꽃이 폈습니다. 좋은 저녁 되십시오!”


강진태 회장님은 내게 답장을 주셨다.


“입춘날 커다란 숙제 하나 풀었네- 앞으로는 본인 인생 위 적당한 어려움은 쉽게 극복할 수 있는 내공과 정신력이 더욱 두터워졌으니… 꽃을 피운 만큼 이제 꽃길만 걸으시게~”



이 글은 강병호의 ‘소설’입니다.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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