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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병호 Sep 17. 2022

“다운펌 저렇게 두면 안 봐도 비디오예요.”

일에 대한 생각

“다운펌 저렇게 두면 안 봐도 비디오예요.”


미용실 원장님이 디자이너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원장님은 고객님의 헤어가 어떻게 될지 내 머리를 자르면서도 훤히 보이셨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다 말고 가만히 ‘나는 내가 하는 일에 있어 이런 역할을 하고 있는지’ 반추해봤다. 원장의 자리는 그런 자리다. 경험이 쌓이며, 예상되는 문제들을 읽을 줄 알아야 사업도 하는 거다.


나는 피그마가 P인지 F인지도 모르고, 어도비가 피그마를 28조에 인수한다 해도 관심 없고, 크몽과 라우드소싱이 50만 원에 로고를 만들어 준다 해도 별 관심 없고, 망고보드나 미리캔버스가 카드 뉴스와 현수막을 만들어도 관심 없다.


나는 경력이   차니까  만큼 비용을 받아야 해요.라고 살아가고 있는  아닌가? 배우 황정민 님이 말했다. 연기 얼마나 하셨어요?라는  무슨 의미냐고. 고등학교 때부터 했는지, 군대 다녀오느라 중간에 쉬었다고 해야하는지. 무슨 기준으로 경력을 해야 하냐고. 오래 연기를 했다고 해서 연기를 잘하냐고.


사업자 대표인 내가 모르고 위임하면  결과에 대한 피해는 고객이 되어버린다. (A기업 전용서체를 살짝  B지자체 전용서체로 납품한 사례도  그런 맥락이다. 고객을 바보 만들고, 사용자를 바보 만든다.)


글립스, 폰트랩, 아니 포토샵, 인디자인도 모르는 내가 디자인 사업을 10, 20 받아와 봐야 무슨 관리가  . 남성  하나   모르는 원장이 동료에게 “다운펌 저렇게 하면  돼요.”라고 말할  있을까.


원장이 실력 있으면 위임해도 된다. 책임을   있으니까. 나는 미용실에서 조금 전에 나왔지만, 분명 미용실 원장님은 디자이너가 벌려놓은 다운펌을 책임지고 해결해주셨을 것이다.


결국 대표가 실력 없으면 계속 남에게 위임하게 되고, 위임받은 사람마저 실력 없으면 고객은 아무 말 없이 다음엔 방문하지 않은 게 이 사회에 기본 구조다.


나는 어떤 고객은 망고 보드, 미리 캔버스, 크몽, 라우드소싱이라는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는 걸 받아들이고, 배우 황정민이 이야기한 것처럼, 몇 년 차만 강조하는 실력 없는 대표가 되지 않아야 하겠다.


미용실 원장님과 실장님이 손님이 바글바글한 와중에도 말씀하셨다. “선희  응원할게요.” 곧 출산을 앞둔 선희를 응원하겠다는 말이다. 그래. 고객을 기억하고 고객이 원하는  알고, 고객을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는 . 그리고 실력을 갖춰 다양한 문제를 예측하는 이 내가 해야하는 일이다.


#제가_가는_미용실은_당산역_근처에_있어요.

#일에대한생각 20220917

이전 08화 통장엔 1,400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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