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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병호 Nov 14. 2021

영업 사원이 디자인 하기 시작했어요

일에 대한 생각

저는 고객의 마음을 듣는 것을 잘합니다.


저는 고객의 마음을 듣는 것을 잘합니다. 눈만 꿈뻑거리고 있어도 상대방은 속에 있는 마음마저 나눕니다. 울고, 웃다가 “정말 오랜만에 제 속 마음을 나눴습니다.”라고 합니다.


저는 고객이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 잘 압니다. 그걸 표현해주는 방법 중 하나가 시각화 작업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획, 영업을 하는 사람이지만 디자인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영업은 못하는 것 같아 보이는데 잘하고, 디자인은 잘하는 것 같아 보이는데 잘못합니다.


저는 디자인은 잘하는 것 같아 보이는데 잘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좋은 디자인을 봅니다. 남몰래 내 것으로 훔쳐옵니다. 발전시키려 노력하고, 보완하려고 노력합니다.


어설퍼도 고객에게 보여드리고 다시 보완해갑니다. 그렇게 서로 주고받으며 결과물이 더 나아지는 걸 경험합니다. 디자인은 소통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저는 사람 대신 디자인 앞에 씨름합니다.


회사를 운영하며 제가 팔 수 있는 상품 중 하나가 디자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돈을 받고 해 드린 것이 지금까지 74건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저는 사람을 만나는 대신 디자인 앞에 씨름합니다. 중국집 사장은 요리사가 갑자기 출근을 못해도 짜장면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직접 디자인 앞에 씨름한다는 건 그리 대단한 건 아닙니다. 마치 그간 마땅한 요리사를 구할 수 없었고, 월급 주기도 어렵던 사장이 직접 요리를 하기 시작한 것일 뿐이에요.


계산대 앞에 멍하니 주저앉아있기엔

저는 아직 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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