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 홀로 집에

20240916/월/폭염

by 정썰
#나홀로_집에

아내와 아들의 연휴가 시작되었다.

냉동실에 김치우동. 아들과 아내는 우동을 좋아하지 않으니… 내 거군.

물 500ml에 동봉된 김치와 간장의 2/3를 넣고 끓인다. 물이 끓으면 면을 흐르는 물에 두세 번 헹군 후 넣는다. 라면과 달리 몇 분 끓이라는 말은 없다.

단, 그 아래 레시피 팁. 남은 국물에 밥과 계란을 넣고 남은 간장으로 간을 맞춰 졸이면 맛있는 김치죽이 된단다.

국물 먼저 한 입. 먹을만하다. 통통한 면이 모두 증발될 즈음. 고민이다. 죽을 끓일까? 냉장실엔 어제 사온 송편이 열 알 정도 남았다.

처제네 갔으니 내일 이것저것 명절음식을 좀 챙겨 오겠지? 송편도. 송편을 먼저 해치운다. 직관적으로 내 몫임을 느꼈다. 배 부르다.

남은 국물을 인덕션 위에 다시 올린 후 불을 9까지 올린다. 밥솥 안에 한주먹 남은 잡곡밥에 즉석밥 하나를 뜯어 넣고 다시 조린다. 달걀 하나. 내일 아침이다. 알뜰한 넘.

TV를 켠다. 아 ‘나 홀로 집에 3’. 명절 알람과 같은 영화. 패스.

랜선 여행프로에 안착. 체코 한 달 살기. 조만간 갈 거처럼 집중해서 본다. 무제한 맥줏집. 마트에선 병맥주 한 병에 6백 원. 맥주 한 잔 당긴다.

일탈 비슷한 뭐라도 해야 할 거 같은 이 밤. 나 홀로 집에.

keyword
이전 09화쉬는 것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