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5/금/맑음
이 이야기는 7할의 자료적 사실과
2할의 편의적 상상과
1할의 소망으로 구성되었다.
다큐소설 ‘자혜, 그 누구도 아닌‘(방송작가 심수영)의 서문.
어제까지 연락이 없어서 낙첨인 줄 알고 있었다. 점심때쯤 보니 같은 문자가 두 번이나 와있다. 오늘은 연극 보는 날.
저녁 7시. 책상 앞 의자를 최대한 눕혀놓고 졸다 눈을 떴다. 한 시간쯤 잤구나. 공연장까지 19분 걸리니 서둘러 출발한다.
국립현대미술관과 붙어 있는 문화제조창은 청주 문화의 심장이라 해도 될 거다. 오랜만이다. 1층의 세련된 식당가를 지나 5층을 향한다. 공연장은 처음이다.
사단법인 단재 신채호선생 기념사업회에서 주관한 행사로 연극 전후로 공연이 있었다. 재즈 바이올리니스트 Wana Hong의 연주 3곡(사의 찬미, 홀로 아리랑, … 아 세 번째 곡이 뭐였더라)과 어린이 합창단의 합창 2곡. 주 무대인 다큐연극은 뱃속에서 5개월 만에 잃어버린 첫째 딸의 환생이라는 편의적 상상과 소망으로 사실을 엮어냈다. 독립운동가 박자혜 선생의 애틋한 삶과 꿈.
단재를 알기 위한 자혜 알기가 아닌, 신채호 선생을 기억하기 위한 박자혜 기억하기가 아닌, 오직 자혜, 그 누구도 아닌 자혜를 알고 기억하기 위한 저녁.
조선에 자유 있거라. 조선에 평화 있거라. 연극 마지막 대사로 리뷰를 가름한다.
p.s. 리뷰를 잘 못 믿는 편이지만 내일 아내 생일상에 올린 조각케이크를 사기 위해 서칭을 했다. 글보다, 사진보다 마음을 끄는 상호를 보고 찾아간 곳. INABIT.
느낌이 좋다. 평소엔 과한 가격 탓에 눈길도 안 주던 녀석들을 세 개나 샀다. 거기에 파이도 둘. 그 누구도 아닌 아내를 위한 과소비. 아침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