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7/일/잿빛 하늘에 추워지다
분명 자정까진 20분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일기 글은 맞춤법검사까지 마쳤고, 그림도 다 그려서 글 위에 붙이고 있었다. 순 예배 후 늦게 돌아왔지만 ‘열혈사제2’ 본방사수까지 마치고 여유를 부렸더랬다. 올린 그림을 회수했다. scar와 star의 c와 t가 매치되게 그릴 생각이었고, 그렇게 그렸다고 마무리했는데… 발행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생뚱맞게 r과 t를 매칭해 그려놓은 걸 발견했다. 그리기 앱으로 작업을 하던 터라 금세 바꿀 수 있겠다 싶었다. 시계를 흘끔거리며 작업에 몰입. 진정 몰입이었다. 고개를 든 순간 00:03.
마감시간을 3분 넘겼다. 그림이 더디면 자정 전에 글을 먼저 올리고 그림을 덧대는 꼼수를 발견해 알고 있었지만 20분 안에 충분히 수정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길어야 한 십 분 정도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3분. 끓는 물 컵라면을 익히는 시간. 샤워가 끝나는 시간. 짜장과 카레를 비롯한 웬만한 편의점 음식들이 요리로 바뀌는 시간. 반칙한 골때녀 선수들이 반성하는 시간. 오백 미터를 달릴 수 있는 시간. 삼분.
3분짜리 코너 한편 준비하기 위해 한 주를 쏟아부었을 개그맨들과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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