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4/토/맑음
'전국 깃발 준비 못한 사람 동호회'. 단연 최고다. 깃발 준비 못한 사람들의 깃발.
전국 집에 누워 있기 연합, 전국 얼죽코 연합, 과체중 고양이 연합, 얼죽아 연합...
엄중한 시국과 지들만 진지한 정치인들에게 커다란 엿을 멕이는 해학과 풍자의 민족.
아이돌 응원봉과 '다만세'로 대변되는 MZ세대 주축의 K-집회라니.
얼마 전 집회 현장에 급하게 나간 아내는 어린 여학생이 건네준 핫패드로 마음까지 따듯해져서 돌아왔다.
오후에 대규모 집회가 예정된 차가운 겨울 아침.
시민의 적은 개인이라는데, 개인이 되어 처음으로 라운지에 갇혔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니 꿈이라도 꿀 수밖에...
전국 말장난 아재 연대.
‘석열아 장난해?’ '打neck!!'
중지를 치켜세운 손모양의 응원봉, 아니 응?응!봉을 들고 집회 한가운데 서있는 나.
지신을 노래방 도우미라고 소개하며 호소하는 용감하고 당당한 시민부터 소중한 응원봉과 더 소중한 청춘의 한 조각을 과감하게 할애한 어린 시민들까지, 아~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구나. 위기를 기회로 국민 대결집.
열아 이거 설마 너의 빅피처니? 그렇다고 하겠지 나쁜 ㅅㄲ. 당당하지 말아야 하는데 당당한 ㅅㄲ.
오후 표결로 즐거운 집회, 시위가 해피엔딩으로 잘 마무리되길.
내일부터 나흘 동안 편안한 마음으로 아내와 남도여행 떠날 수 있길. 끝까지 개인적인 아재의 아침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