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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01/토/흐리고 비
이름들… 최태성 쌤이 소환한 위대한 그 이름들.
유일한, 유관순, 심훈,
그리고 이육사(이원록).
열일곱 번 투옥되어 40의 나이에 지하 감옥에서 생을 마감한 독립운동가. 갇혀서도 쓰인 그의 시.
꽃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 방울 내리잖는 그때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
북(北) 쪽 툰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 속 깊이 꽃 맹아리가 옴작거려
제비 떼 까맣게 날아오길 기다리나니.
마침내 저버리지 못할 약속(約束)이여.
한 바다 복판 용솟음치는 곳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꽃성(城)에는
나비처럼 취(醉)하는 회상(回想)의 무리들아.
오늘 내 여기서 너를 불러 보노라!
저항 그리고 꿈. 목숨으로 지켜낸 나라.
지금 그 나란엔 국민에 저항하며 역사를 죽이려는(戮史) 자들과 권력에 야합해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돌리려던 육사(陸士)와 얼룩진 이름들.
강철로 된 무지개를 지나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던 육사를 그리며 잠시 묵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