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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1/화/말고 공기 나쁨
이중주차를 못한다. 그래서 아파트 지하에 주차 공간이 없으면 다시 차를 돌려 주차장을 나선다. 상가동 주차장엔 늦은 밤에 자리가 한 둘 있다.
지금의 차가 첫 차가 아니었으니 매뉴얼 따위. 그냥 몸에 익은 건 익은데로, 낯선 건 또 얼추 감으로 익숙해질 수 있는 경력직 드라이버였다.
이사 온 집 주차장에 점점 차가 많아지더니 드디어 일정 구역에 이중주차 지역이 생겼다. 처음으로 이중주차를 시도했던 날 밤. 짜증 나 죽을 뻔했다.
감이 떨어졌나 자책도 했고, 뒤늦게 매뉴얼을 찾아 뒤져 보기도 했다. 방법이 없었다. 안 되는 거다. 밖으로 차를 돌렸다. 중립주차는 없다.
치우침에 대한 걱정을 하곤 한다. 중립을 생각한다. 중립은 유연하고 배려있어 보인다. 하지만 중립은, 중립주차는 평지에서만 안전하다. 경사 진 곳에서의 중립은 위험하다.
중립이 안전했던 시절이 있었나? 됐고. 중립은 없다. 당분간.
문득, 수동변속기에서 중립으로 기어를 풀던 손 맛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