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나의 일
지금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많이 몰랐던 때로
돌아가라 한다면
어여쁘기까지 한 흉터가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다시 매끈하고 하얀 몸을 가지기는 싫다
알고 나면 잊히지 않을
아는 만큼 더 놓쳐야 하는
불투명을 들여다보기가
점점 즐겁지 않아
생각과 다른 말을 하고
보는 척 다른 곳을 보고
달을 기다리며 밤을 조각내다
낮을 환대하는 꽃처럼 깨어난다
보이는 것들로는 채우지 못할 것
결국 손이 따뜻해지지 않은 이유는
나 때문이라고 너는 배우게 했어
아무도 계속 묵직하게 할 수 없을
아무리 마셔도 배부르지 않은 공기 그것같이
너를 좋아하지만 좋아하지 않는 까닭
그러나 사랑하길 바라고 있어
아니 사랑하지 않길
투명한 사랑과 투명을 발산하는 빛
전부 온몸을 통과하는 시간
태양 아래 내몰려도 부끄러워 않고
그렇게 사랑하길 원해
다 믿어선 안되는 걸 안다
하나로 담은 마음이 송두리째 흔들걸
꼭 그래야만 하는 것도 아니기에
너는 달고 부드럽게 귀와 혀를 간지럽히고
조금만 두어도 용암처럼 끓어 올라
무기로 나를 저울질하겠지만
꺼내보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그것은
이내 거품처럼 아쉽게 흩어질걸
부풀어오를 때처럼 허무하게 사라질 준비로
뜨거울수록 가까워질수록 푸른 요람
정도의 사랑을 한다 우리를 위해
영 사랑하지 않고 살 수 없어 나는
알고 난 후에 다시 사랑할 것을 잃고
사방에 부서지는 환상
눈부시게 날 선 조각을 헤맨다
할 수 없는 세상을 끌어안고
사랑을 사랑한다
마치 내것처럼
늘 그랬듯 나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