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이 곳에는 옛것이 많다.
일순 씨의 자식들이 가져오는 새 가전과 집안의 터줏대감 물건들이랑 자주 싸움이 났다. 옛것들은 버려질까 봐 투덜거리는 날들이 많았다.
한 번은 장남네가 서울에서 쓰던 새빨간 컬러티브이라는 녀석이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을 때였다. 발 달린 오래된 티브이가 질투심에 부루퉁해서는 쏘아봤다. 하지만 일순 씨의 손에 익은 물건들이 더 많이 쓰이니 그 불만도 금세 사그라들었다.
그녀는 버리는 것을 싫어하고 뭐든지 아꼈다. 그래서 나는 그런 일순 씨가 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