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용 7리

by 이현주

2018년 -


장남은 부모가 떠난 이 곳에 몇 달에 한 번씩 왔다.

텃밭에는 사과나무, 복숭아나무, 감나무 등등 심고 꽃을 심었다. 일순 씨가 남기고 간 씨 토란을 물끄러미 보던 그는 괭이를 들어 단단히 굳어 있던 땅을 찍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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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말리려 널어놓은 대추들 사이에 철퍼덕 앉아 옹알이를 하는 아이. 잘 영근 대추알들처럼 반짝거린다. 일순 씨는 떠났지만 나의 곁에는 그녀의 자식과 손주들이 남아 있었다.


나를 가꾸는 일은 누구 한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때때로 해와 구름과 비가 제 역할을 해주었고, 지렁이와 벌레들은 물론이며 새들도 그리고 별과 바람도 함께했다.


지금도 대문간 옆에는 나의 이름 용 7리가 선명하게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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