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21일
정확히 오늘 퇴사 21일이 되었다. 3주가 지났다.
퇴사하고 무엇을 하는지 많이 물어본다. 숨만 쉬어도 신난 거 잘 알면서.
비생산적 인력, 즉 백수의 첫 일주일 동안은 꿀과 같은 매일을 보냈다. 잠을 실컷 잘 것 같지만, 이 자유와 여유가 좋아서일 수도 있고, 또 무언가 쫓기는 마음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이 초조함은 생산적인 일을 하다 멈춘 듯한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일종의 초조함이고 정확하게는 불안이다. 우선 이 Made in Me 불안은 빨리 생산적인 일로 채워 방향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퇴사한 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후회를 한다고 했지만 나는 우선 읽고, 보고, 글로 영상으로 만들어내고를 반복하고 있다. 그리고 4주 차에 들어가며 나의 일상 루틴을 만드는 것을 준비했다.
건강을 되찾자.
4년 전 2019년, 갑자기 12kg가 늘었고, 현재 2kg 감량된 상태다. 몸매는 외면만이 아닌 내면의 자신감과 활동성에도 영향을 주는 큰 요소임을 너무 늦게 믿게 되었다. 그래서 운동을 하고 있다. 집에서 요가, 타바타* 운동을 하거나 매일 걷기를 한다. 내가 평소 좋아하는 데 시간관계상(?) 하지 못한 것들이다. 매년 결심만 하는 살 빼기는 정말 올해 끝내야겠다.
*고강도 유산소 운동, 간헐적 운동 인터벌 트레이닝으로 일본 운동생리학자인 이즈미 타바타 박사의 이름에서 따옴.
피부과도 다녀왔다. 남은 횟수가 아직 있어서 피코토닝이라는 것을 받았다. 유튜버 활동을 하니 관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스스로 설득해 투자한 것이다.
아침은 건강식 주스를 만들어 마신다. 케일과 사과 레몬즙을 직접 짜서 마시고 있다.
올해 목표는 현재에서 4년 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책을 읽기로 했다.
사두고 책장에 꽂힌 책들은 질서 없이 모여져, 혼란스러운 내 머릿속 같았다. 분명 읽고 싶어 샀는데, 이렇게 쌓여있다 그래서 읽고 없애고 싶어졌다. 그래도 읽고 싶은 책들은 리디북스 온라인 책으로 고르기로 하고, 밀리의 서재 1개월 무료체험도 시작했다. 지금 3주 차에 읽었거나 읽고 있는 책은 이러하다.
《OKR》 존 도어 (네이버 도서 바로가기) / 밀리의 서재
이 책을 보고 지난 2년간 팀장을 할 때 나름 꽤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내 인생에 적용해보지 않았지만 이제라도 해보려고 한다.
《원청》 위화 (교보문고 바로가기) / 밀리의 서재
《그랜드캉티뉴스》리보칭 (교보문고 바로가기) / 종이책
중사설(중국어 사용설명서)용 콘텐츠로 보고 있는 소설책이다.
《시적정의》마사 누스바움 / 종이책
《책벌레와 메모광》정민 / 종이책
귀한 분들께 선물로 받은 책인데 꼭 읽고 싶었지만 미뤘던 것들이다.
《Jobs 에디터 : 좋아하는 것으로부터 좋은 것을 골라내는 사람》/ 종이책
이 책은 다양한 곳의 에디터들과의 인터뷰 형식의 책이다. 나를 글쓰기에 빠지게 해 준 책이다.
목표는 올 한 해 동안 나의 서재에 꽂힌 책들을 읽어 비우는 것이다.
그리고 수면습관을 만들고 싶다.
머리가 깨어 있으려면 잘 자야 한다. 저녁 11시 전에 잠들고 오전 6시에 기상하는 습관을 들이고 싶다. 지금은 새벽 1,2시에 잠들고 8시에 일어나고 있다. 이 부분은 내게는 제일 어려운 미션이다.
지속가능한 사업을 준비하자.
중국어 교육에서 내가 수익화하고자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지난 글(궁금하다면)에서 보면 중국어교육으로 내가 돈을 버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다른 사업을 준비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사업, 시장 규모가 있고, 가능하면 중국어를 쓸 수 있으면 좋고.
올 한 해 동안 시험해 보고 가능성을 봐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은 글쓰기다. 글을 쓰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다. 그림 연습처럼 글도 많이 봐야 하고, 많이 써야 한다. 게다가 그림 실력처럼 글재주는 잘함과 못함을 알 수가 없다. 그저 브런치 구독자의 숫자가 증명이 아닐까.
이렇게 남겨두고 새겨두면 뭐가 좋을까. 이렇게 나는 글빚을 지게 되고, 그 빚을 갚기 위해 또 실행에 옮길 수 있을 것 같아서 남겨둔다.
재미있는 2023년, 퇴사 후 라이프 시작이다.
투비컨티뉴우.
#퇴사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