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Rebalanc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주훈 Sep 19. 2022

사업가를 위한 달리기

더 나은 의사결정을 위한, 건강한 울분 해소법

사업으로 달리는 삶


머릿속에서는 담대한 비전과 탄탄한 논리를 기반으로 사업을 계획하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내 맘대로 되지 않고, 모든 것이 틀어지는 경험을 할 때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울분과 허탈감에 휩싸이게 된다. 


이제 사업을 한 지 10년이 가까워지지만, 아직도 멘탈이 자유 낙하하는 순간들은 익숙해지지 않는다. 가슴속에 울분이 켜켜이 쌓이지만 그 누구를 탓하리오. 내가 원해서 선택한 삶. 결국 나의 부족함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애써 담담한 척을 할 뿐.


6년 전만 해도 패기와 에너지 기반 몸빵으로 버텨왔지만,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면서 이제는 지속 가능한 사업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여러 솔루션을 테스트하면서 나에게 꼭 맞는 울분 해소처를 찾기 시작했다. 



달리게 된 계기 


친한 대표가 인스타그램에 달리기 기록을 꾸준하게 올리는 걸 보면서 작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운동을 좋아해서 여러 스포츠를 섭렵해왔지만 달리기는 훈련소 이후 한 번도 단 한 번도 나의 관심사에 올라올 일이 없었다. 나에게 달리기란 그저 살을 빼기 위한 지루한 유산소 운동이었을 뿐.


그 친한 대표가 '딱 한번 같이 뛰자, 놀라운 변화가 있을 것이다'라고 했고, 나는 홀려서 생애 처음으로 남산을 달려보았다. 옆에서 살살 약 올리면서 더 더 더를 외치는 대표를 따라서 남산 한 바퀴를 돌았는데 진짜 죽을 뻔했다. 온몸이 삐그덕 댔다. 숨이 깔딱깔딱 넘어갈뻔하면서 무의식 중에 거친 '욕설'도 내뱉었다고 한다. 중간에 걷기도 했지만 악에 받쳐서 7킬로 남산 한 바퀴를 돌았다. 


사업에서 쌓였던 울분, 서운함, 아쉬움, 자책, 고민 들이 완주와 함께 씻겨 내려갔다. 그리고 작지만 꽉 차는 성취감이 온몸을 휘감으면서 기분이 상쾌했다. 내려오면서 칭따오 + 유린기를 먹었는데 꿀맛이었음. 



달리기 중독 


며칠 후 나는 다시 달리고 싶어졌다.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달리기에 대한 여러 영상들과 장비들을 찾아보았고 결국 일주일 뒤에 혼자 남산을 찾았다.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이 안되었는지 더 고통스럽게 뛰었다. 하지만 완주 뒤에 쾌감은 더 좋았다. 마치 동적인 명상과 같았다.


달리기는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운동이었다. 거리와 속력이 정량적으로 계산되어 내가 얼마나 발전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데, 정확히 내가 훈련한 만큼 차곡차곡 쌓여서 발전한다. 예측할 수 없는 사업에 비해서 이런 안정감이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업을 하면서 쌓이는 부정적인 감정들(울분, 자책, 아쉬움, 고뇌, 번민, 안타까움, 열등감)이 깨끗하게 흔적도 없이 씻겨져 내려간다. 


내가 인풋 한 만큼 발전할 수 있다는 안정감, 부정적인 응어리 감정들의 해소로 인한 쾌감을 매번 느끼면서 나는 빠르게 달리기에 중독되어 갔다. '또 언제 뛰지?' 



달리기 의사결정 


사업에서 좋은 '의사결정'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대표의 의사결정으로 향후 조직의 방향성, 리소스가 결정되고 이는 결국 조직의 운명과 직결되기 때문. 


지금까지 나의 잘못된 의사결정들을 돌이켜 보면 부정적인 심리 상태에서 압박을 받으면서 내렸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부정적인 심리상태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마비시키고 감정적이고 충동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만든 거 같다. 


답이 안보이거나, 여러 사건들이 복잡하게 꼬여있는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는 그전에 달리기를 해보는 습관을 들여보기 시작했다. 신나게 달리고 들어오면 부정적인 심리상태가 일시적으로 해소되면서 가장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더 현명한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거 같은 느낌이 든다. 정량적으로 정교하게 수치화되진 않았지만 달리기 후에 내린 의사결정의 타율이 그렇지 않았을 때 보다 훨씬 높은 거 같은 느낌. 



달리기 장비 


나는 장비충이다. 달리기에도 빠지면서 꼼꼼하게 리서치해서 나한테 맞는 장비들을 세팅했다. 이렇게 하나하나 고민해서 장비를 구비하니 달리기에 대한 애착이 더 높아졌다. 간략히 소개하니 참고만 부탁해주세요. 광고 아님. 


신발 

나이키의 슈독 책을 너무 재밌게 읽은지라 달리기화는 나이키 이외에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일단 가장 좋은 라인업을 사는 게 우월한 전략이라고 항상 생각하기에 카본 플레이트가 들어있는 가장 상위 라인을 구매. 

나이키 알파플라이 

나이키 베이퍼플라이


그러다가 페더러가 은퇴하고 본인 테니스화를 런칭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라는 브랜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순전히 디자인과 브랜드가 마음에 들어서 여기서 나오는 달리기화를 구매했다. 좀 더 편하게 조깅할 때 사용 중. 

온 클라우드 몬스터


러닝화는 각자의 발 형태나 러닝 스타일에 따라 적합한 신발, 호불호가 많이 갈리기에 추가 리서치를 해보시는 걸 추천함.


시계

달리는 루트, 거리, 속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해주는 전용 장비가 있으면 더 달리기가 재미있어질 거 같아서 핸드폰으로 충분하지만 gps가 내장된 손목시계 디바이스에 관심이 갔다. 원래 가민 브랜드를 오프로드 할 때 잘 알고 있었기에 가민 워치를 선택했다. 잠시 가장 상위 라인을 구매할까 망설였지만 우선은 가장 엔트리 모델을 구매했다. 

가민 포러너 55

너무 좋다. 이리저리 다 비교해보고 며칠을 고민해서 구매했는데 대 만족. 처음 달리기를 하신다면 그냥 이거 사시면 됨. 


음악

음악은 각자 취향이 있을 테니 패스하고 음악을 듣는 장비에 대해서 간략히 써보고자 한다. 처음에는 에어팟을 사용했는데 가끔 귀에서 빠지기도 하고 귀안에 땀이 차면서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골전도 이어폰을 검색해서 꼼꼼히 비교하고 구매. 역시 대만족. 좋아하는 플레이리스트를 장전해서 나갈 때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샥즈 오픈런


룰루레몬 러닝 라인을 입어보고 모든 달리기 옷은 룰루레몬으로 구비했다. 디자인, 기능성, 소재 어느 하나 빠지지 않더라. 룰루레몬은 여성 레깅스 라인만 있다고 생각하는데 남성 라인도 좋음. 

룰루레몬 러닝 라인



달리기 코스


남산 북측 순환로

내가 달리기에 입문하게 된 코스. 오르막, 내리막이 적절히 섞여있고 사계절 각각 개별적인 매력이 있다. 1회전 약 7킬로. 너무 강추 


경복궁 한 바퀴

가끔 도심을 달리고 싶을 때 달리면 좋다. 광화문 광장부터 출발해서 경복궁 한 바퀴를 돌면 약 4킬로 정도가 된다. 기력이 조금 남는 경우에는 청계천도 한 바퀴 추가하기 좋아서 애용하는 코스다. 


제주도

제주도는 달리기 위한 최고의 섬이다. 나는 조천에 자주 가서 조천-함덕 해안도로 코스를 가장 선호한다. 그리고 10월까지는 돌아오는 길에 신흥리 해수욕장에 그대로 입수하면서 몸을 식히는 코스가 정말 좋다. 아래 영상은 숨이 턱까지 차 올랐을 때 바닷물에 입수하는 영상 ㅎㅎ



달리기 한 줄 정리 

사업을 한다면 달리자!



달리기 오픈 채팅방

달리기 오픈채팅방을 만들어 봤습니다. 조용히 각자 러닝 인증 올리는 방입니다. 서로 조용히 달리기 동기부여해봐요. 

고요한 달리기 인증방

https://open.kakao.com/o/gPIt9cCe

참여 코드 : 195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