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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koni Oct 18. 2021

삶이 고되다.

정말 고됩니다.  바쁘면 바빠서, 무료하면 무료해서, 돈을 잘 벌면 벌긴 버는데 몸은 더욱 더 축나는 것 같아 고되고, 뭐 돈도 못 벌고 시간만 죽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면 잉여인간 같다는 생각에 우울함을 가장한 고됨에 '하아.... 인생이란...'  이런 한탄이 절로 나옵니다.


열심히 살아야지, 잘 살아야지, 힘을 내야지, 잔뜩 마음 먹었다가도 이번 생은 그저 글러 먹은 것 같은 자괴감도 들고, 또 그러다가도 맛있는 음식 한 입에 '너무~~행복해' 이러면서 또 고된 삶을 잠시 잊고 살아 갑니다.


이번 생 아무런 후회 없이 제 힘으로 가능한 오래오래 최선을 다해 살아보고 싶습니다. 이번 생 뭔가 후회를 남기고 살면 원치 않는 다음 생이 있을까봐 그게 무서워요.

왜냐면 저는 정말로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거든요. 마치 젊음을 그리워 하고, 젊은 시절의 나를 추억하지만 치열했던 그 시절을 다시 살아내기는 싫다고 말하는 노인과도 같습니다.


저도 겉잡을 수 없는 주름, 이제 새치 염색을 안할 수 없는 나이, 벌써부터 관절에서 뚝뚝 소리가 나는 바람에 나 정말 늙었구나~ 라고 생각하며 노화가 싫지만 그렇다고 다시 20년, 10년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너무... 고되서요.

오늘 또 이렇게 사는 거겠죠.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고, 감기에도 걸리지 않았으며, 오늘 하루 등따시고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웠다는 생각에 감사해 하면서... 자기 전 이불을 코 끝까지 덮으면서 '오늘 이만 하면 괜찮게 살았어' 라는 생각에 한버 씨익 웃고 잠을 청하겠지요.


네.

삶이 참 고됩니다.

우리 모두 고된 삶에 끼니를 제대로 챙깁시다.

뜨끈한 콩나물 국밥이 땡기는 늦가을- 그리고 곧 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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