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로

by 쓴쓴

바람이 머물다 가는

옛 역사의 대합실에

은 불을 간직한

난로 하나가 앉아있다


소용없는 기다림이

이른 계절당겨오자

갑게 떨던 꿈이

보고픈 기차를 실어왔다


크리스마

한 꾸러미기도

몇 년째 공기를

녹여낼 수 없었던지


창틈의 볕에 묻어난

여름 햇빛에도

몸을 떨던 난로는

불꽃을 움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