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 너머, 낯선 풍경 #10

열차에서 보낸 밤

by Gnoy

2017년 08월 01일, 화요일 | 횡단열차 6일째


시끄러운 밤

새벽, 요란한 소리를 내며 한 가족이 열차에 올랐다. 별다른 생각 없이 다시 잠을 잤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소란에 다시 잠에서 깼다. 새벽 3시였다. 피곤함에 다시 잠들었지만, 새벽 5시 또다시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떴다.

열차에서의 밤은 조용하고 평온할 줄 알았다. 또 그들이었다. 새벽에 일어나 준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래도 최소한 소리로 주변을 배려하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가 아닐까? 또 모닝콜에 놀라 내 알람이 울린 줄 알고 허겁지겁 휴대폰을 확인했지만, 이번에도 그들이 맞춰 둔 알람이었다. 결국, 편안해야 할 새벽 열차 안에서 처음으로 잠을 설쳤다.

여유로워진 아침 풍경

기대와 피로

동이 텄지만, 피곤은 가시지 않았다. 오늘 하루는 유난히 길게 느껴졌고, 밤새 뒤척인 탓에 몸은 무겁고 기분은 가라앉았다. 그럼에도 시간은 흘러, 열차 안의 시계는 모스크바 시간에 맞춰 조정되었다. 이제 모스크바 도착까지 하루도 남지 않았음을 알렸다.

이제 남은 음식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며 먹어야 했다. 그리고 내일 모스크바에 도착하면 좋은 식당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겠다는 다짐을 되새겼다. 새벽의 피곤함과 짜증이 조금 남아있었지만, 여행의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생각에 약간의 셀렘도 느껴졌다.

횡단열차 탑승을 위해 동해항에서 구매한 컵라면 한 박스와 봉지라면 7개를 알차게 먹었다. 오전에는 컵라면을 먹고, 오후에는 봉지라면을 먹었다. 그리고 출출하면, 숙소에서 받았던 전투식량 2개와 식당칸에서 3끼를 해결했다.


끝없는 여정

오늘 하루는 이상한 일의 연속이었다. 아침부터 불편한 상황이 반복되었고, 시간은 지루하게 흘러갔다. 열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게만 느껴졌다. 창밖을 바라보며 끝없는 철도를 따라 달리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같은 풍경이 반복되는 듯하지만,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길 위에 있다는 것. 여행이란 결국 이렇게 흘러가는 것 아닐까? 예상치 못한 일도, 피로도, 그리고 기대도 함께 섞여 하나의 기억이 되어 간다. 열차의 흔들림 속에서 나는 이 순간을 즐기기로 또 다짐해 본다. 작심삼일도 길게 느껴지는 다짐을 반복했다.

도착을 기다리며

여정이 끝나갈수록 피곤함 속에서도 기대가 커져 갔다. 드디어 오늘 밤이 지나면 모스크바에 도착한다. 새로운 도시에서 짧은 삶이 시작된다. 도시의 풍경, 새로운 사람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순간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지금의 피곤함도 결국 지나갈 것이다. 모든 것이 흘러가고, 나는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게 된다. 긴 밤이었지만, 이제 곧 새로운 아침이 올 것이다.

犯しくなりそう、もう寝よう。
이상해질 것 같아, 이제 자야겠다.

어느 때보다 피곤하고 감정적으로 지친 하루였다. 하지만 내일이면 새로운 도시, 모스크바에서의 여행이 시작된다. 오늘의 피곤함은 잠으로 씻어내고, 내일은 새로운 기분으로 맞이할 수 있기를. 이제, 정말로 자야겠다.


"여행 중 예상치 못한 순간들을 어떻게 받아들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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