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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랍 애미 라이프 Nov 29. 2023

ENFP가 글을 쓰면 얻게 되는 핵이득 3가지

사람들은 ENFP로 살면 남들보다 즐거운 인생을 살 것 같다고들 한다.

ENFP로 40년 가까이 살아보니 음... 뭐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



그렇다.

나는 '머가리 꽃밭'  ENFP이다.





ENFP의 주요 특징

정열적이고 활기가 넘치며 상상력이 풍부하다. 온정적이고 창의적이며 항상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시도하는 유형이다. 문제 해결에 재빠르고 관심이 있는 일은 수행해 내는 능력과 열성이 있다. 반복되는 일상적인 일을 참지 못하고 열성이 나지 않는다. 또한 한 가지 일을 끝내기도 전에 몇 가지 다른 일을 또 벌이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통찰력과 창의력이 요구되지 않는 일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열성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출처 : 나무 위키-


그러나 늘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ENFP는 좋아하는 게 많은 만큼 싫증도 잘 내는데 그 말은 즉 제대로 된 성과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인간은 작은 성취를 이루어가며 자신감을 쌓고 이를 통해 큰 성취를 얻는다고 하는데 이것저것 관심만 많고 무엇 하나 꾸준히 해본 적이 없는 나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려 놓은 일은 많아 늘 바쁘지만 결과가 없으며 즐겁게만 보냈던 시간들은 점차 기억에서 희미해져 갔다. 그 시간들을 붙잡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내가 보낸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먼 훗날의 나에게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처음에는 돈 쓴 이야기를 주로 썼다.

뭘 샀는데 만족감이 어떻다 장단점이 어떻다 등의 시시콜콜한 이야기였다. 내 글을 통해 도움을 받았다는 사람들의 댓글 한 줄이 그 보상이었다. 블로그를 열심히 했던 시기에는 대가를 받고 리뷰를 작성해주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곧 그 일을 그만두었다. 대가에 보답하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지껄이는 게 인생 낭비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플랫폼을 브런치로 옮겨와 '나'라는 사람에 대해 쓰기 시작했다. 그것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글쓰기는 뒤죽박죽 엉킨 머릿속을 잠시 정지시키고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 논리적 사고와 연관이 있는 전두엽의 활동을 증가시키기에 "그냥 좋아, 다 좋아."를 입에 달고 사는 나에게 "왜?"라고 스스로 묻는 시간을 갖게 해 준다. 그 작업은 인생에 큰 부피를 차지할 필요 없는 것들을 깔끔하게 잘라내도록 해준다.


예를 들어, 신경 쓸 필요 없는 사람들의 기분에 신경 끄기 같은 것들이다.









글을 쓰려면 주장에 밑받침이 되는 정확한 증거를 찾아야 한다.

아부다비로 이사를 와서 흥미를 느낀 아랍 세상에 관한 이야기를 쓰려고 하니 이곳이 가진 역사와 배경지식이 있어야만 글을 풀어나갈 수 있었다. 그래서 관련 책 몇 권과 뉴스를 읽기 시작하게 되었고 그 양은 점점 늘어났다. 겉핡기 식으로만 살았던 내가 세상을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는 재미를 알게 된 것이다. 마치 덕질처럼 파도 파도 새로운 게 나오는 세상에 진입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글을 쓰고 싶어 소재를 찾았고

소재를 찾다 보니 글을 쓰게 되었다.

이러한 선순환이 계속되니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점점 많아지고


사는 게 정말 정말

즐거워졌다.




외국에 살다 보면 한국에서는 겪을 일 없는 말 그대로 '거지 같은' 일들을 맞닥뜨린다. 글을 쓰기 전에는 이런 일을 겪으면 '아 오늘 재수 없네.' 혹은 '왜 하필 이런 일이 나에게...'라고 생각하고 풀이 죽어 있었지만 요즘은 '아싸 소재각'하며 보물을 찾은 기분으로 넘겨버린다. 나의 이런 다소 어이없는 생활 모드에 ISTJ인 남편 또한 물들어가고 있다.




그러니 ENFP의 인생에서 글쓰기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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