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은 촛불인가, 긴급 피난인가

– 하인츠의 딜레마

by 혜윰의 해밀

계엄은

촛불인가, 긴급 피난인가.

절도인가, 생명 보호인가.

의도는 어디까지 고려되는가.


"성경을 읽는다고 촛불을 훔칠 수는 없다."


2026년 12월 19일, 지귀연 재판부가 윤석열 (전 대한민국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판결(무기징역) 선고의 판결문에서 내세운 법언이다.


그렇다면 이 질문에는 뭐라고 답할 것인가?


하인츠의 딜레마 (원문 요약)


유럽의 한 부인이 특수한 종류의 암을 앓아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의사들은 그녀를 살릴 수 있는 오직 한 가지 약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같은 마을의 약사가 최근에 발견한 라듐 형태의 약이었습니다.


그 약은 제조 원가가 200달러였지만, 약사는 약값으로 그 10배인 2,000달러를 요구했습니다. 병든 부인의 남편인 하인츠는 돈을 구하기 위해 아는 사람들을 모두 찾아다녔으나, 약값의 절반인 1,000달러밖에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하인츠는 약사에게 가서 "아내가 죽어가고 있으니 약을 싸게 팔거나, 아니면 모자란 돈은 나중에 갚게 해달라"고 간절히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약사는 "안 됩니다. 내가 발견한 약으로 나는 돈을 벌어야 합니다"라고 거절했습니다.


절망에 빠진 하인츠는 결국 그날 밤, 아내를 살리기 위해 약방의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약을 훔쳤습니다.



콜버그가 던진 핵심 질문들


콜버그는 이 이야기를 들려준 뒤, 피실험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 그들의 도덕적 추론 방식을 확인했습니다.


1. 하인츠는 약을 훔쳐야 했는가, 아니면 훔치지 말아야 했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2. 약을 훔치는 것이 옳은 일인가, 아니면 나쁜 일인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3. 남편으로서 아내를 위해 약을 훔쳐야 할 의무가 있는가?


4. 약사가 약값을 마음대로 책정할 권리가 있는가? 그것이 공공의 이익에 반하더라도 정당한가?


5. (만약 훔쳤다면) 약방의 유리창을 깨고 침입한 것에 대해 하인츠는 처벌받아야 하는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

2025고합129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 판사님께 묻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위법행위입니까,

아니면 헌정 질식 상태에 대한 비상권 행사입니까.


“성경을 읽는다고 촛불을 훔칠 수는 없다”는 말은

목적이 고결하더라도 수단이 금지되어 있다면 처벌된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수단은 절도입니까,

아니면 헌법이 예정한 권한 행사입니까.


대통령은 계엄권을 헌법상 부여받은 통수권자입니다.

권한의 존재 자체는 위법이 아닙니다.

문제는 요건 충족 여부입니다.


1. 국가 기능은 정상적 긴장이었습니까, 구조적 질식이었습니까.


연쇄적 탄핵으로 고위 공직자 직무가 정지되고

감사원장까지 탄핵되어 감사 기능이 중단되며

정부 핵심 예산이 대폭 삭감되어 행정부 운영이 제약받는 상황은


정치적 갈등입니까,

아니면 행정부의 실질적 마비입니까.


정부가 완전히 쓰러진 뒤에만 조치할 수 있다면

비상권은 사후 확인 장치에 불과합니다.

비상권은 ‘붕괴 이후’가 아니라

‘붕괴 직전’에도 작동하도록 헌법이 예정한 권한 아닙니까.


2. 통상적 헌정 수단은 실효성을 유지하고 있었습니까.


① 예산 심의권이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전환되고

② 탄핵이 연쇄적 직무정지 효과를 낳고

③ 감사 기능까지 동시에 중단되며


행정부의 통상적 대응 수단은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 있습니까.


여기에 더해,


④ 간첩법 개정이 다수당의 반대로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국가 안보 위험을 제거할 입법 경로가 실질적으로 봉쇄되었다면,


⑤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었으나

입법·행정·감사 경로 모두 정치적 차단에 직면했다면,


대통령이 보기에 통상 절차가 실질적으로 무력화되었다는 판단은

전혀 합리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있습니까.


긴급피난은 “완전 차단”만을 요합니까,

아니면 “실효성 상실”도 포함합니까.


3. 위기는 추상적이었습니까, 누적적·임박적이었습니까.


부정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입니다.

간첩 활동은 국가 안보의 직접적 위험입니다.


이 두 축이 동시에 의심되고,

그에 대한 조사·입법 경로가 사실상 막혀 있었다면,


이는 단순한 정책 갈등입니까,

아니면 헌정 질서의 근간을 잠식하는 구조적 위기입니까.


국가가 서서히 기능을 상실해 가는 상황을

법은 ‘현재의 위험’으로 보지 않습니까.


4. 수단은 최소 침해였습니까.


계엄은 장기 통치로 이어졌습니까.

국회 해제 의결 이후 즉시 해제되지 않았습니까.


헌정 질서를 영구히 변경하려는 시도였습니까,

아니면 일시적 비상조치였습니까.


목적만으로 면죄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목적을 완전히 배제한 판단 역시

비상권 제도의 존재 이유를 무력화합니다.



결론적 질문


이 사건은 애초에 금지된 절도입니까?

아니면 국가 기능의 급속한 식물화를 막기 위한 비상권 행사입니까?


국가의 존립은 개인의 생명에 준하는 가치입니까, 아닙니까?


만약 준한다면,

위험이 누적되고 통상 경로가 실효성을 잃었다고 판단한 통수권자의 결단은

오직 형식적 위법성만으로 단죄되어야 합니까?


판사님께 묻습니다.


법은 언제 하인츠를 인정합니까?

그리고 국가의 경우에는

그 문턱을 어디에 두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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