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열광적으로 시작해서 침울한 나락으로 떨어지며 끝을 맺는다.
여기 이슬라 네그라는 바다, 온통 바다라네.
순간순간 넘실거리며
예, 아니요, 아니요라고 말하지.
예라고 말하며 푸르게, 물거품으로, 말발굽을 울리고
아니요, 아니요라고 말하네.
잠잠히 있을 수는 없네.
나는 바다고
계속 바위섬을 두드리네.
바위섬을 설득하지 못할지라도.
푸른 표범 일곱 마리
푸른 바다 일곱 개가
일곱 개 혀로
바위섬을 훑고
입 맞추고, 적시고
가슴을 두드리며
바다라는 이름을 되풀이하네.
p30
시인은 자신의 집과도 같은 바다의 향기를 맡으며 말하였다.
천둥이 몰아치듯 정치가 나의 일을 중단시켰다. 민중은 내게 삶의 교훈이 되어왔다. 나는 민중에게 다가갈 수 있다. 시인 특유의 수줍음을 띠고, 수줍어하는 사람답게 두려워하면서, 그러나 민중의 품 안에 안기고 나면 내가 변하는 것을 느낀다. 나는 대다수 참된 민중의 일부고 일류라는 거대한 나무에 달려 있는 이파리 중 하나인 것이다.
"저의 입후보는 불길을 일으켰습니다. 모든 곳에서 방문을 요청했습니다. 저를 꼭 껴안고 입을 맞추고 눈물을 흘리던 그 수많은 시골 남녀노소들 앞에서 제 마음은 따스해졌습니다. 그들 모두에게 연설을 하거나 제 시를 읽어주었습니다. 가끔은 진흙탕으로 변한 거리나 도로에서 억수 같은 비를 맞으면서, 또 가끔은 남부 지방의 살을 에는 바람을 맞으면서 말입니다. 저는 참으로 감격했습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집회에 참가했습니다. 점점 더 많은 여성이 참가했고요."
지붕 없는 집도 유리창 없는 창도 싫네.
노동 없는 낮도 꿈이 없는 밤도 싫네.
여인 없는 남자도 남자 없는 여인도 싫네.
남녀가 얽혀 그때껏 꺼져 있던
키스의 불꽃을 불태웠으면 좋겠네.
나는야 유능한 뚜쟁이 시인.
정확히 백 년 전, 가련하지만 찬란한 시인, 처절하게 절망하던 한 시인이 이런 예언을 썼습니다. "여명이 밝아올 때 불타는 인내로 무장하고 찬란한 도시로 입성하리라."
저는 예지자 랭보의 이 예언을 믿습니다. 저는 지리적으로 철저히 격리된 나라의 알려지지 않은 한 지방적이고 고통스럽고 비를 머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인간에 대한 신뢰를 버리지 않습니다. 결코 희망을 잃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도달했습니다. 시와 깃발을 가지고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미래는 랭보의 말대로라는 것을 노동자, 시인, 그리고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에게 말씀드려야겠습니다. 불타는 인내를 지녀야만 빛과 정의와 존엄성이 충만한 찬란한 도시를 정복할 것입니다.
이처럼 시는 헛되이 노래하지 않았습니다.
p51,71,75, 131
하늘의 품에 휩싸인 바다로 나 돌아가노니,
물결 사이사이의 고요가
위태로운 긴장을 자아내는구나.
새로운 파도가 이를 깨뜨리고
무한의 소리가 다시 울려 퍼질 그때까지,
어허! 삶은 스러지고
피는 침잠 하려니.
< 편지와 추신 >
......
마리오, 이 편지가 자네에게는 난생처음 받는 것인 줄 알기 때문에
적어도 봉투에 넣어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어.
......
자네에게 글 말고 뭔가를 보내주고 싶었어.
이 노래하는 조롱은 선물이야.
나 역시 부탁이 있네
이슬라 네그라를 거닐면서 마주치는 모든 소리를 녹음해 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