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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is Jan 03. 2021

웹소설을 쓰는 이유

지금은 이 정도로 충분해

운이 좋았습니다.

한 웹소설 공모전에 낸 작품이 수상받았거든요.

상금과 선인세도 있으니 어째 어깨에 힘이 들어갑니다.

이젠 더이상 작가 준비생이 아니라 작가라고 불려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수상 소식을 들은 날.

침대에 누우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중 하나가 나는 무슨 이유로 웹소설을 쓰는 걸까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이먼 사이넥이 쓴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애플이 만드는 제품, 즉 '무엇을'은 구매이유가 아니다. 신념을 추구한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 즉 그들이 신념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한 결과이자 증거일 뿐이다. 사람들은 당신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 가를 보고 구매하지 않는다. '왜'하는 가를 보고 구매한다. 애플의 제품은 오히려 그들이 누누이 천명하는 목적의식을 가시화시켜 현실화한 증거품일 뿐이다.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작품을 만들 때 중요한 건 바로 '왜'라고.


작품을 만들 때 그 동기, '왜'에 대해서 제가 자주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는

그래서 너 안에서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가?

였습니다.

멋진 이야기죠.

정말로 내 속에서 말하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는, 저절로 폭발하듯 흘러넘치는 이야기가 있다니.

그것이 창작자의 본질인가 싶기도 하고요.


한편으로 그 이야기는 저를 좌절시키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나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걸 도저히 말하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을 정도로 입이 근질거리는 건 아니었거든요.

그런 이야기는 평소 지인들에게도, 블로그에도, SNS에서도 충분히 하고 있는데 말이죠.

꼭 작품으로 만들면서까지 다른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 나는 작가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닌가 보다.' 그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조금 더 긍정적으로 보자면 '아직 작가를 할 시기가 아닌가 보다' 하고요.


그런데 공모전에 당선이 되면서 이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완결 작품을 써야만 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나는 왜 웹소설을 쓰려고 하는 걸까'라는 질문을 맞이하였습니다.

한참 동안 생각해본 끝에 저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만화든, 웹툰이든, 웹소설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영화든. 콘텐츠를 볼 때 나는 가장 행복하고 즐거워.'

'멋진 작품들을 볼 때마다 나도 이런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나와 마찬가지로 내 작품을 본 사람들에게 감동과 행복감을 주고 싶어.'


그래서 저는 '아 이만하면 됐다. 지금은 이 정도면 충분해.'라는 생각하였습니다.

창작은, 특히 매일 글을 써야 하는 웹소설의 경우는 다른 분야에 비해 소재 고갈이 오기 쉽습니다.

글을 쓰다 보면 어떻게든 평소 제가 생각하는 이야기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들어갈 수밖에 없죠.

그러니 꼭 '내 안에서 하고 싶은 어떤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작품을 볼 때 가장 행복해. 나도 멋진 작품을 쓰고 싶어. 그걸 본 다른 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정도의 의지와 생각이 있다면 작품을 쓰는 데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더랬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시작되었습니다.

웹소설 작가로서 말이죠.

아무쪼록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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