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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요일의남자 Nov 05. 2020

11월

11월은 내가 태어난 달이에요


죽어 떨어진 낙엽을 운치라고 말할 수 있고

말라 흩어지는 바람까지도 분위기라 말할 수 있는

그탓에 11월은 참 설레는 달입니다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이 아직 어색한 달 이면서도 아 정말 새해가 머지않았다는 말은 또 어울리는 11월은 그런 달입니다


가을의 끝에서

겨울의 문 앞에서

올해 첫겨울에 설레면서

올해 남은 마지막 계절이란 사실에 아쉬워하면서

새로 나이 먹던 그 1월을 그리고 있어요

그렇게 11월은 1월을 반복하는 달입니다


낮이 짧아진 탓으로 더 많이 사랑을 해야겠다던

이미 충분히 익숙한 그 시인의 말대로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와 버렸고

버리기엔 너무나 너무나 아까운 시간들입니다.


위로가 되는 것은

11월을 다 채우더라도

달력이 한 장 더 남아있단 거겠죠

아직 새 1월을 맞이하기엔 멀었으니

나는 덮어둔 1월을 다시 꺼내겠습니다


낮이 많이 짧아졌습니다

지난여름 그 뜨거움도 다 식어

차갑게 굳은 듯도 합니다

하지만 올해 마지막 계절은 남아있고

여전히 11월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나는 더 많이 사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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