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내가 태어난 달이에요
죽어 떨어진 낙엽을 운치라고 말할 수 있고
말라 흩어지는 바람까지도 분위기라 말할 수 있는
그탓에 11월은 참 설레는 달입니다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이 아직 어색한 달 이면서도 아 정말 새해가 머지않았다는 말은 또 어울리는 11월은 그런 달입니다
가을의 끝에서
겨울의 문 앞에서
올해 첫겨울에 설레면서
올해 남은 마지막 계절이란 사실에 아쉬워하면서
새로 나이 먹던 그 1월을 그리고 있어요
그렇게 11월은 1월을 반복하는 달입니다
낮이 짧아진 탓으로 더 많이 사랑을 해야겠다던
이미 충분히 익숙한 그 시인의 말대로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와 버렸고
버리기엔 너무나 너무나 아까운 시간들입니다.
위로가 되는 것은
11월을 다 채우더라도
달력이 한 장 더 남아있단 거겠죠
아직 새 1월을 맞이하기엔 멀었으니
나는 덮어둔 1월을 다시 꺼내겠습니다
네
낮이 많이 짧아졌습니다
지난여름 그 뜨거움도 다 식어
차갑게 굳은 듯도 합니다
하지만 올해 마지막 계절은 남아있고
여전히 11월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나는 더 많이 사랑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