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주 토요일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그리고 일요일 저녁 5시부터 7시까지 생활체육 농구를 즐긴다. 농구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내가 선택한 직업, 농구의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코트 위에서 몸과 마음을 동시에 단련하기 위해서다. 농구를 시작하면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른다. 드리블과 패스, 슈팅을 반복하는 동안 머릿속은 비워지고 오직 경기 흐름에 집중하게 된다.
오늘도 평소처럼 코트에 섰다. 공격과 수비가 빠르게 교차하는 가운데, 한 장면이 내 시선을 붙잡았다. 골밑에서 상대 선수가 슛을 시도했다. 나는 수비 위치에서 팔을 살짝 건드렸다. 순간, 심판의 눈에는 포착되지 않았다. 파울 콜은 나오지 않았고, 나는 자연스럽게 리바운드를 잡고 공격을 이어갔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나는 그 선수의 표정에서 무언가를 느꼈다. 그는 양심적으로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지만, 마음 속 서운함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나는 코트를 떠나면서 곧바로 사과했다. “미안해, 심판이 못 봤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내 마음 한 켠에는 혼란이 남았다.
과연 누가 옳았을까? 심판이 보지 못한 상황에서 내가 공격을 이어간 것이 정당했을까, 아니면 상대가 느낀 서운함을 더 먼저 고려했어야 했을까. 이 질문은 단순한 경기 규칙의 문제를 넘어, 스포츠 윤리와 인간관계를 동시에 고민하게 만들었다. 심리체육학 연구에 따르면, 심판은 순간적인 판단을 요구받는 환경 속에서 모든 파울을 정확히 판정하기 어렵다. 실제로 오심이나 미포착 상황은 경기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며, 선수들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자신의 판단과 행동을 조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내가 사과를 건넨 것은 단순히 형식적인 행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서로의 신뢰를 회복하고, 경기 이후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었다. 스포츠맨십은 경기 중 발생할 수 있는 오심이나 미포착 상황을 이해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데서 나온다. 그 순간,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작은 손길 하나, 작은 실수 하나가 사람 사이에 큰 울림을 남길 수 있다는 사실을. 경기는 점수와 승패로만 평가되는 것이 아니다. 경기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흐름을 이해하며,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승리다. 그리고 이런 마음은 코트 위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일상 속 모든 관계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그날 아침, 나는 골밑에서의 단 몇 초가 나에게 큰 깨달음을 준 순간이라는 것을 알았다. 누가 옳았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다만, 그 짧은 순간 속에서 나는 경기와 삶에서 중요한 한 가지를 배웠다. 바로 신뢰와 배려, 그리고 인간적인 이해가 진정한 승리라는 것이다.
코트를 떠나며 느낀 여운은 오랫동안 내 마음에 남았다. 작은 사건이었지만, 나를 조금 더 성숙하게 만들었고, 앞으로 내가 코트에서, 그리고 삶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결국, 경기에서의 순간은 기록과 점수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과 신뢰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