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가시나무 새(The Thorn Birds)’는 여류 작가 콜린 매컬로(Colleen McCullough) 작품으로 출간 당시 베스트셀러로 등극. 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했다. 가톨릭 사제인 랠프와 매기 클레어리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인생을 바쳐 사랑한 신부 랠프와의 금기된 사랑 이야기다.
가톨릭 사제인 랠프와 그를 사랑했던 아름다운 그녀 매기. 가톨릭 종교 특성상 독신이어야 하는 신부의 러브 스토리는 금기시된 소재였고 영화에서 그려진 직설적인 표현이 그들의 부정적인 시각에서는 탐탁지 않은 이유로 결국 큰 논란거리로 대두되고 화제를 일으켰다.
평생 찾아 헤매던 가시나무에 스스로 찔려 마침내 단 한 번 소리 높여 노래한다는 가시나무 새.
아일랜드 켈트(Celts)족의 전설 속 ‘가시나무 새’를 모태로 한 원작 소설은 미국에서 미니 시리즈로 만들어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프로그램으로 편성해 절찬리 방영되었다.
나는 미니 시리즈를 보고 궁금해서 소설을 읽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라 ‘랠프’ 역을 맡은 배우 리처드 체임벌린 (G.. Richard Chamberlain)과 '매기' 역인 레이첼 워드(Rachel Ward)의 영상이 오버 랩 되며 애틋한 감정이 밀려와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소설의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면. 매기 고모인 드로게다 농장 주인 메리 카슨은 가난한 동생 패드라익 클레어리 (매기 父)를 농장 관리자로 고용하게 되고 그는 가족과 함께 오스트레일리아 드로게다 농장으로 이주한다. 로마 가톨릭 사제이자 드로게다로 새로 부임받게 된 청년 랠프 신부는 클레어리 가족을 마중 나간다. 그곳에서 깊은 눈동자에 짙은 외로움을 지닌 소녀 매기와 숙명적인 첫 만남을 하게 된다.
그는 사제로서 불우한 가정사를 겪는 어린 매기를 애틋하게 보살핀다. 랠프 신부는 사춘기 소녀에서 성숙한 숙녀로 성장한 아름다운 그녀에게 시선이 가고 매기 또한 오랜 세월 랠프 신부에게 의지하며 연정(戀情)을 품는다. 그녀는 랠프 신부에게 고백 하지만야망 가득한 청년 랠프는 성직자인 자신의 직분을 재인식하고 로마로 떠난다.
랠프 신부가 로마에서 추기경의 비서로 있을 즈음. 매기 아버지와 오빠가 화재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그는 매기 곁으로 돌아온다. 카오스 상태인 매기는 랠프 신부에게 이끌리는 감정을 재확인하고 맹목적인 사랑을 호소한다. 그러나 랠프는 사제 신분으로 대할 뿐 그녀의 안정된 삶을 돕기 위해 결혼을 권유한다. 매기는 자신에게 흔들리는 랠프가 사랑보다 사제로서의 길을 택하는 것에 실망하고 그가 사랑한 신이 랠프를 빼앗아 간 것을 원망한다.
랠프가 드로게다를 떠나고 매기도 그에 대한 반감으로 양 떼 목장 일꾼인 루크와 결혼하고 퀸즐랜드로 떠난다. 하지만 신혼초부터 순탄치 않은 결혼생활로 불행은 시작되고 방황하는 루크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원치 않은 임신을 감행한다.
한편 로마로 간 랠프는 추기경의 신임을 받아 로마 교황청 대사로 발탁된다. *[추기경의 숨은 의도- 사제로 사랑과 야망의 기로에 있는 랠프에게 마지막 선택의 관문임을 알게 한다.]
매기 고모 메리 카슨은 랠프를 흠모했지만 랠프 신부가 조카인 매기에게 관심이 있는 걸 알고 재력으로 그를 유혹. 번번이 무시당하자 매기를 질투한다. 그녀가사망하고유언장에 드로기다 목장을 로마 가톨릭 교회에 기부하게 되면서 랠프 신부는 재정 관리를 맡게 된다.드로게다 목장으로 돌아온 랠프 신부. 이미 그녀는 떠나고 없는 그곳에서 매기가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충격받는다. 랠프 신부는 매기가 있는 퀸즐랜드로 건너가 출산을 돕게 되고 매기는 딸 저스틴을 낳는다. 한편 루크는 매기에게 자신은 아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떠난다.
매기는 남편 루크를 떠나 메틀 록(섬)으로 가고 그곳에서 랠프와 재회한다.오롯이 두 사람만의 공간에서 랠프와 매기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그들의밀회로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아들 데인. 세월이 지나 추기경이 된 랠프가 드로게다로 찾아오고 매기와 해후한다. 어엿한 청년이 된 랠프의 아들 데인은 추기경 랠프를 만나 사제가 되고 싶다는 요청을 한다. 자신의 아들인 줄 모르는 랠프는 데인을 돕겠다고 그녀에게 말한다.매기는 분노하며 신은 자신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간다며 절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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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자신의 전부인 아들 데인이 그토록 원하는 사제의 길을 허락하고 랠프에게 그를 부탁한다. 로마로 온 데인을 각별히 아끼며 보살피는 랠프는 데인이 자신의 뒤를 이어주길 기대한다.
그러나 신은 그녀에게 또 하나의 시련을 준다. 사랑하는 아들 데인이 그리스 해변에서 다른 사람을 구하려다 익사하게 된다. 모든 것을 앗아간 그녀의 불행 앞에 선 랠프.
그에게 매기가 소리치며 말한다.
“데인이 당신 아들이에요 ”
(과연 진심으로 랠프가 데인의 존재를 몰랐을까?)
충격을 받은 랠프는 로마로 돌아가지 않고 드로게다에 남는다. 이미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랠프는 매기에게 지난날을 회상하며 용서를 구한다.
“ 나의 매기. 나의 가장 큰 죄는 내가 사랑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거야. 내 야심이 중요했지. 알고 있으면서 밀고 나갔지. 운명이라고 스스로 말하면서.
매기, 너에게 새의 전설을 말해 준 적 있지? 죽을 때 단 한 번 우는 새. 죽음이 올 줄도 모르고 가시를 찾아 헤맸지. 하지만 그 가시로 찌를 때 우린 알아. 우린 잘 알아. 알면서도 찌르지.”
랠프는 사랑하는 매기의 품에서 조용히 숨을 거둔다.
소설 ‘가시나무 새’는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책이다. 시각 장애인 복지센터에서 녹음 도서를 제작하는 봉사를 했다. 점자책 외 오디오 카세트테이프로 책을 녹음하는 일인데 그때 사용했던 소설책이 '가시나무 새 ‘. 당시 대학생이라 소설책에 나오는 애정신을 표현할 때 낯부끄러워 얼굴이 블그락 화끈거렸고 녹음하는 내내 심한 갈증을 느꼈다. 다행히 녹음 부스 안에는 혼자 녹음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어 무사히 완독 했다. 나중에 그 녹음도서가 인기가 많아 대출이 밀렸다는 소리에 힘들었지만 뿌듯했다.
과연 그 시절. 내가읽어 주었던 ’ 가시나무 새‘를 독자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새삼 궁금. 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