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인생 길에 발들여 긴 여행을 시작했고
꽤나 긴 시간 그 길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대체로,
날씨는 좋아 여행은 순조롭지만
가끔 비도 내려 먼지 뒤덮인 발길을 적셔줍니다.
때론,
가울어지거나 울퉁불퉁한 길을 들어서기도 하고
깊은 진흙탕에 빠져 한참을 빠져 나오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기운을 차려,
텅 빈 길 위에서 하늘을 오래오래 바라봅니다.
시간이 꽤 지나고
홀연히,
눈 앞에 펼쳐진 멋진 풍경에 마음을 뺏깁니다.
꽃 향기 퍼지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을 향해 홀린듯 다가갑니다.
왁자지껄한 소리와 저녁의 포근한 불빛 속에서 잠깐의 달콤한 휴식에 취합니다.
여느 길보다 오래 머물고 싶지만,
아직은 가야할 길이 남아
다시 일어섭니다.
휘몰아치는 폭풍이 쓸고 지나간 황량한 길 위로 남은 비가 스며듭니다.
가득하던 구름이 바람에 흔적없이 흩어지는 날엔,
가던 길과 함께
문득,
그렇게 사라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