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말 걸기와 혼자서도 잘 놀기

by gruwriting


- 말을 못 하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사람이 나고 자라면서 일정정도는 비슷한 과정안에서 성장합니다. 어느 시기가 되면 무엇을 하는... 태어나서 몇 개월이 지나면 엄마 아빠를 알아보고, 엎어지고 기어 다니고 또 얼마의 기간이 지나면 옹알이를 하고, 앉고 서고 걷고 뛰고를 하는 과정이 마치 교과서처럼 존재합니다. 하지만, 수많은 삶의 유형이 존재하듯 그 지나가는 과정도 절대 같을 수 없습니다. 그걸 강요해서는 안되지만 그렇게 비슷해지지 못하면 뒤쳐질까 봐(무엇으로부터 뒤쳐진다는 것인지는...) 조바심들을 합니다.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는 세상사에 별 관심을 두지 않고 말도 많이 하지 않는 사람이 사회성이 좋을 리 없습니다. 직장을 다니지만 해야 할 일 외 관심을 두지 않고 시간 외 일하지 않으니 평판이 좋을 리도 없습니다. 거의 사회 부적응자에 가깝지만 세상의 평판은 '내'가 아니라 그냥 무시합니다. 이러니, 말을 별로 많이 하지 않는 내가 아이를 어찌 키울지 엄마는 걱정이 컸던 모양입니다.(엄마는 사실 수다도 많고 말하기를 좋아합니다. 그게 자식들에게는 대부분이 잔. 소. 리. 일지라도 자식 걱정을 하느라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엄마의 교육 방식은 딱! 엄마가 아는 만큼만


엄마가 말이 많아야 아이기 말을 빨리 배운다(그 근거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엄마는 확신합니다.)며... 이건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처음 아이를 키울 때 부모들은 진짜 무지합니다. 그래서 대개는 부모님이 경험한 훈육 방식을 따르기도 합니다. 당시엔 인터넷도 없었고 단지 어른들의 경험담 외 서점의 여성잡지류 육아 정보나 아기발달 단계 정보를 정리해 놓은 책이 전부였습니다. 난생처음 여성잡지 한 권을 사 왔지만 육아는 책처럼 되지 않았고 책의 내용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걸 깨닫습니다. 빠른 포기를 하고, 오로지 한 아이에 맞춰 발육과 성장을 함께 하기 위해 혼자 중얼거리고 끊임없이 말을 걸며 아이를 더 자세히 바라보고 알아가는 시간을 늘립니다.




사실 부모들은 - 특히 엄마들은 자신들이 자식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착각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고, 지금도 여전히 서로 알아가는 중입니다. 보고 겪은 것만 알 뿐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 외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설사 안다 한들 아이들은 생각보다 빠르게 변합니다. 여기서, 부모들은 자신들이 아는 아이가 아닐 때 혼자 실망하고 함부로 비난을 합니다.(워딩은 "다 너 잘되라고"... 자식들에게 실망했다며 쉽게 말하는 부모들, 부모 자신들의 삶도 마음대로 안되고 시시때때로 바뀌면서...)







잘 놀아야 재미있게 ~ 잘 크지


혼자 있는 시간이 생기면 뭘 하나요? 엄마는? 아이는? 가끔 밖에 나갈 기회가 있으면, 사람들의 말과 표정, 행동을 자세히 보는 편입니다. 예전에는 혼자 조용히 책을 읽거나 조용히 대화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요즘은 거의 핸드폰이나 노트북을 켜 놓고 고개 숙인 채 의미 없는 스크롤이나 게임에 몰두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자세히 보면 무엇을 보는지 그 집중도에 따라 표정 변화 차이가 보입니다.) 사람들끼리 만나면 서로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던 것도, 요즘은 이야기 중에도 눈이나 손은 휴대폰을 만지느라 산만해졌습니다. 사실 저는 누군가를 만나서 상대방이 휴대폰을 만지작대면 자연스레 말이 멈춰집니다. 대화는 더더구나... 아직도 상대방을 바라보고 사람에 집중하지 않으면 대화하지 못합니다.



어린이 프로 중에, '혼자서도 잘해요'란 것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좋은 생활 습관을 들일 수 있게 도와주는 제법 좋은 프로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혼자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잠자리를 정리하고 학교 갈 준비를 하고 옷을 입고... 그게 다였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인 생활 규칙 외 친구들과 어울려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서로 불편할 때 어떻게 이해하고 돕고 자라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세상은 어떻게 해야 더 좋은 점수로 더 좋은 학교에 갈 수 있을지만 고민합니다. 한창 뛰어놀아야 할 아기들이, 5~7살부터 학원이라니요... 아이들은 일단 잘 놀아야 하지 않나요?




아이들이 놀 줄 모르는데 무슨 창의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몬***이나 **생 영어로 혹은 *B*어학원이나 국제영어학원으로 그렇게 창의성이 만들어지지는 않습니다. 그 시작은 어릴 때부터인데요. 일단, 잘 놀아야 합니다. 마음에 맺힌 것 없이 해보고 다치고 극복해 보고 아프고 혼나보고 또 스스로 만들어봐야 합니다.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혼자 있을 때 무엇을 하는지 자세히 보면, 여러 재미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혼자 종알대며 그저 흙과 돌멩이로 놀이를 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바닥에 누워 흙의 촉감에 푹 빠져 있기도 합니다.(엄마들은 질색하겠지만, 옷은 그냥 세탁기가 한번 더 빨면 되잖아요? 그게 뭐 그리 큰 문제는 아닙니다.)






특별한 장난감이 없어도 주변의 모든 것을 신기해하고 놀잇감으로 갖고 놀 줄 아는 아이, 세상이 온통 보물창고처럼 보이는 아이들은 짜증이 없습니다. 적어도, 창밖으로 흘러가는 구름과 눈부신 햇빛, 퍼붓는 빗줄기와 조용히 내리는 눈발을 바라볼 기회가 충분하다면 아기는 장난감이 없어도 즐거운 상상을 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에 충분합니다. 아이의 시선에서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여전히 궁금합니다. 굳이 무엇을 손에 쥐어주지 않아도 스스로 상상하고 변화를 느끼는 과정은, 어쩌면 아이가 더 큰 자긍심을 갖고 세상과 더 단단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다리가 되어줄지 모릅니다.



문득 돌아보면, 까르르 자지러지게 숨넘어갈 듯 웃고 있는 아기는 오늘 또 무엇에 마음이 빼앗겼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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