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 대한 믿음을 지키기 위해서,

by gruwriting


- 부모 자식 사이의 믿음은 비즈니스가 아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 만나는 사람, 부모입니다. 관계의 바탕에 무조건적인 신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관계 간의 신뢰는 평소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습니다. 부모에 대한 아이의 무조건적인 믿음은 부모의 말과 행동을 통해 은연중에 드러납니다. 부모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약속을 어기지 않으면 아이도 똑같이 행동하고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그런 부모를 아이는 신뢰합니다. 말이 필요 없이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됩니다.





자신이 살아가야 할 세상에서, 아이들에게 부모는 모든 것이 다 가능한 유일한 존재입니다. 믿음의 최우선 순위이기에 부모는 그 믿음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게 됩니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인정하고 같이 해결해 나가는 모습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아이들의 신뢰를 받은 부모는 필사적으로 노력을 감수하게 됩니다. 물론, 고등학교 수능시험 때까지 모의고사 문제를 같이 풀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지만...






또 다른 자아의 새로움을 만나다


전 지금도 여전하지만 호기심은 정말 참지를 못합니다. 아직도 궁금한 것도 많고 어떤 문제던 얼마나 시간이 걸리던 그건 꼭 해결을 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안 그러면 찝찝한... 그런데 아이들도 그렇습니다. 각각의 관심 분야만 다를 뿐, 자신들의 문제나 필요한 것들은 해결하지 않으면 못 참는 편입니다. 아이들의 자아에 부모의 자아가 고스란히 투영된 것 같은 느낌 때문에 가끔은 심란할 때가 있습니다. 그나마 해결하는 방식이 저와 좀 다르다는 것에 위안을 해 봅니다. 모든 문제는 시대의 상황에 맞게 발생하고 해결 방안도 그 시류에 맞게 생기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고 성장하면서 부모들은 알게 모르게 공부를(교육과정 공부를) 함께 하게 됩니다. 학원을 보내는 것도 아니니 그럴 수밖에... 교과 과정은 왜 그리 빨리 당겨져서 아이들을 괴롭힐까 생각해 봅니다. 왜 어린아이들이 그렇게 어려운 수학(고학년은 이미 산수 수준이 아닙니다.)을 공부해야 하는 건지 - 문과인 부모들이 접하는 초등학교 수준의 수학, 과학은 꽤 설명하기가 어려운 것들이 많습니다. 학습 자료를 활용하거나 인터넷을 뒤져보고 책을 찾아서 꾸역꾸역 알려줍니다.(학원은 아이도 부모도 굳이? 그런 생각에 보낼 생각을 안 했습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학원을 이용하지 않는 부모들이 아이를 키우기는 무척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고 함께 늘 공부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학습 과정에서 함께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아이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스스로 무언가 방법을 찾아가는 근력을 키워줍니다. 그건 나중에 사춘기를 겪는 과정에서 조금씩 드러나고는 합니다.






아이들에게, 부모가 우상이 될 수 있을까


문제는 아이가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가져오는 시험 문제들, 왜 답이 그렇게 되는 것인지 설명을 해 줘야 하는데 문제가 너무 어렵습니다. 모의고사에 등장하는 한 두 개의 어려운 문제는 - 변별력을 위한 것이라고들 하지만 개인적으로 왜 그런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 문제가 대학 생활을 하는데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그 문제를 부모가 같이 고민해 주길 원합니다.(끙끙거릴 수밖에요...) 지금도 궁금한 것은, 엄마가 그 문제를 정말 안다고 생각했을까?입니다. 아마도 선생님의 설명과 무엇이 다른지 확인해 보는 정도였을 테지만 시험 때마다 주기적으로 진땀을 흘려야 했습니다.



아이들 중 자신이 나중에 커서 뭘 하겠다고 말하는 걸 봅니다. 그런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말을 하는 아이들이 줄어듭니다. 예전에 아이들을 키우던 때만 해도 허무맹랑한 것이 되겠다(아이스크림이나 마술사가 되겠다 등등)고 하다가 학교를 가고 눈치코치가 조금 생길 때부터 직업을 대며 바뀌곤 했습니다. 요즘은 돈을 많이 버는 직업(대개는 부모들의 희망사항)이거나 연예인, 유투버를 우상시하며 자신들의 미래를 꿈꾸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자신이 뭘 잘하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크게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아이가 별로 없습니다. 아이가 그것에 대해서 고민해 볼 틈이 없었거나 부모들이 동기부여에 역할이 부족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하는 아이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아이는 삶의 모습이 확연히 다릅니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해서 사회생활을 하는 아이는 돈을 벌기는 쉽지만 내면적인 만족이나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인지에 대해서는 늘 고민하게 됩니다. 반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하는 아이는 당장 성공을 하거나 돈을 잘 벌지는 못합니다. 끊임없이 생계를 걱정해야 하면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성취감 하나에 기대어 앞으로 나아갑니다. 어느 쪽이 자신의 삶을 만족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 삶의 모양이 다면체이듯 느끼는 감정도 자신이 서 있는 지점에 따라 달라지고 또 변합니다. 어릴 때는 당연히 나중에 커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줄 압니다. 하지만 이 역시 끊임없이 연습하고 그 방향으로 애쓰지 않으면, 내성이 없어 불가능합니다.



삶의 과정에서 든든하게 버텨주는 '내 편'은 늘 같이 있지 않아도 지친 삶에서 힘이 됩니다. 그것이 결국은 자식들이 선택한 모든 행동 안에서 자신들의 내면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열매가 되어 익을 겁니다. 그러니, 어깨 좀 펴고 살자구요!




이전 12화유치원을 다니지 않은 게 뭐 이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