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장 속 카페

인생 맛 레시피

by 달삣

밤새 '바비 '바람소리 때문에 잠을 설쳤는데 흡사 귀신의 울음소리 같았다.아침 FM라디오DJ가 어느청취자도 '바람소리가 귀곡산장소리 '같다는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바람소리는 곡을 하는듯 피토하는 듯한 거스리는 속도가 빠른 쉰소리를 낸다. 소나무 나무껍질에 바람이 부딪쳐 내는 소리 , 세차게 부는 바람이 모든 걸 깨부숴 버릴 듯한 소리를 내고 잠자리에서는 뒹숭한 꿈만 꾸었다.


"우어 엉어 엉 엉 피이잉 휘리릭 "


꿈속에 연예인과 죽음의 관한 꿈들이 난발했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 밖 숲을 보니 나무들은 머리채를 풀어헤친 쑥대머리 같고 까치 한 마리가 바람에 저항하듯 느리게 파닥 거리며 날고 있다.


20년도 더 된 대학로 학전 김광석 콘서트를 갔다 온 기억이 났다. 콘서트 갔다 온 지 얼마 안 된 겨울 끝자락 서른 즈음에 그는 우리를 떠나갔다.


콘서트 갔을 때 그가 관객과 대화를 하는데 무척 고독해 보였었다. 노래를 하다가 중간중간 관객에게 말을 거는 장면이 선명하다.


"저는 음악 작업하다가 새벽에 관처럼 생긴 벽장 속 카페에서 커피 한잔 뽑아먹습니다."

작업실 앞 커피 자판기를 말하는 것 같았는데

그당시 커피한잔이 잠깐의 휴식이 됬을것 같은 생각이 드니 나까지' 아 다행이다'한 생각이 들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맛은 어땠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가미하지 않은 쓴 커피는 지옥에 비교되기도 하지만 달달한 설탕 같은 사랑 한 스푼 고소한 프림 닮은 위로 한 스푼을 넣은 인스턴트는 꽤 매력적이다. 적어도 원두의 신세계를 알기 전까지는 그랬다.


노래보다 그 말이 더 마음에 남았는데

그는 꽤나 복잡한 고뇌가 있어 보였다.



마음이 깨어진다는 말


남편의 실직으로 고개 숙인 그녀에게

엄마, 고뇌하는 거야

다섯 살짜리 딸아이가 느닷없이 묻는다.

고뇌라는 말에 놀란 그녀가

고뇌라는 말이 뭔데?

되물었더니

마음이 깨지는 거야 한다

_ 시인 천양희-


그는 콘서트에서 서른 즈음에 노래를 부르며 농담을 했는데 "가수는 노래 가사처럼 인생이 흘러간다고 해서 한동안 안 부르고 다녔던 노래입니다." 관객들은 웃었고 그는 노랫말처럼 됐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

작기만 한 내 기억 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멀어져 간다~~ "


영화 공동경비구역의 인민군역한 송광호가 한 말

"광석이는 왜 그렇게 빨리 갔다니"

한 번은 다 가는 삶 자연스럽게 가는 게 순리인 것을 뭐가 그리 바쁘다 갔을까 싶다.


지금은 원두커피를 주로 먹지만 20년전에는 남이 타주는 커피중 인스턴트 자판기 커피가 대세였다.


시골기차 시간 기다리다가 추운 대합실에서 먹던 커피맛 , 점심 휴식시간의 커피 한잔이 그렇게 달달할 수가 없었다. 지금도 봉지 커피나 식당 후식용 자판기 커피 나 원두 자판기 커피는 있겠지만 그때 그 시절 맛은 안 난다.


밥 먹을 시간 없을 때 프림 설탕 가득한 커피한잔이 배를 채워줄 때도 있었고


일할 때 휴식시간에 한잔 뽑아먹었던 벽장 카페 커피자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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