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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삣 Jan 29. 2022

늘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커피 닮은 고양이와 달달구리

 제과 학원에서 배운 걸 해볼 요량으로 호두파이 재료를 사러 방산 시장에 갔다.

호두와 구울 팬  , 마가린, 쇼트닝, 슈가파우더 , 럼주 등을  샀다.


  화룡점정 계피가 있었던가 생각하니" 찬장 구석에 늘있었지 유통기한도 넘어서 매번 버렸는데 아니면 거실장에 있는 나몬 막대 갈아서 쓰지 뭐"하며  생각을 거뒀다. 


그런데 생각이란 게 한번 시작되면 손톱 밑 거스름처럼 자꾸 손이 가면서 거스른다. 걸을 때마다 생각이 났다."피가 있을까? 없을까? 그래 있을 거야 "묘한 나만의 내기가 시작되었다.


그래 있을 거야 하며 집으로 와서 싱크대 윗 찬장을 열으니 계피가 없다. 거실장에 시나몬 스틱도 다른 요리에 쓰고 없었다.


계핏가루는 집 앞 슈퍼에서 사면되면 되지만 늘 있을 것 같은 내일과  부모 형제 친구들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요즘 다녔던 제과학원의 어린 친구들이 생각이 난 것이다. 내일도 만나겠지 하며 나름 지속될 거라는 착각했다. 단톡도 안 만들고 말이다. 


디저트 만들기를 하며 여러 가지 대화를 하며 먹는 걸 같이 만들다 보니 정이 돈독해졌나 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과 만들다 보니 그냥 귀엽고 자식 같은 맘이 들었다.


나이가 드니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게 싫어서 연락처를 받지 않은 게 후회될 정도다. 하지만 나만의 착각이었다.


 학원 마지막 날을 끝내고 집에 와서 아들에게 "너 또래의 친구들인데 연락처를  받은 게 후회된다"했더니

"왜요"하고 아들이 화들 짝 놀라며되묻는다.

" 음.... 젊은 사람들 맛집 좀 물어보려고"하며 어물거렸더니

"연락처를 왜 물어봐요"하며 아들이 깔끔하게 정리를 해줬다. 내가 섭섭해하는 맘을 헤아린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럴 때는 정신승리도 괜쟎은것 같다.


 하긴 한세대가 훌쩍 뛰어넘는 사람에게 공감할 일이 있을까도 싶었다. 어린 친구들에게는 친구 엄마를 바깥에서 만난 느낌이었을 것이다.


마을버스를 탔는데 엄마와 초등학생 딸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됐다.

"엄마와  대화가 안돼 우리 세대와 차이가 많이나 "하는데 나한데 하는 소리 같아서 웃음이 났다.


 나이를 떠나 괜찮 사람들을 만나면 궁금해지기 하는데 나이가 드니 인연을 만들기보다 정리하는 일이 빈번하다.



사람들을 만나고  이별이 오면 상처이든 그리움이든 상흔이 생긴다. 아프거나 먹먹하거나 아직도 주책스럽게 그냥 섭섭해서 그렇지 딱히 할 말도 없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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