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 있는 매운 냉면과 사과대추
커피닮은 고양이와 달달구리
스트레스 쌓일 때는 매운 음식을 먹고 땀을 흘리면 조금 풀리는 것 같아서 골목시장 비빔냉면을 먹으러 우이 시장으로 갔다.
고양이 한 마리가 주택 골목길로 명랑하게 도망친다.
그 길을 따라갔더니 40년 전통의 냉면집이 나왔다.
식당 아주머니는 없고 테이블에서 손님이 냉면을 먹으며
"아주머니가 시장에 뭐 사러 가셨어요"한다. 가게를 비워두는 것도 노포 식당의 여유인 것 같다.
오래된 집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묘한 매력이 있다.
셀프로 물을 떠서 자리에 앉아 기다리니 조금 있다가 아주머니가 와서 냉면을 주문했다.
"매운맛 정해주세요" 해서"아주 강한 매운맛으로 해주세요"했다.
냉면이 나와서 먹으니 맵질 않았다.
" 면이 맵 질 않네요" 하니 "우리 집 냉면은 뒤끝이 있는 냉면이에요"
정말 다 먹고 보니 뒤에 약간의 매운맛이 올라왔다. 아주머니가 요즘 젊은이들은 엽기적으로 강한 매운맛들을 찾는다고 하니 그만큼 사는 게 어려워진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냉면은 40년이나 이어온 맛이니 당연히 맛있었지만 건너편 빈 테이블에서 아주머니가 먹는 사과 대추 맛이 궁금해졌다.
아주머니는 이 계절이 아니면 먹을 수 없는 세 가지 식재료를 말했다.
'와우' 먹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해 보이고 카리스마까지 느껴졌다.
가을에는 사과대추
숫꽃게
추어탕
돌아오는 길에 사과대추를 샀다.
달달하면서 아삭한 식감의 사과대추는 몸에도 좋다고 하니 이 계절이 가기 전에 가끔 먹어야겠다.
고양이가 안내한 시장길에서 만난 노포 냉면집에서 달달한 사과대추를 만났고 뒤끝 매운 냉면 맛도 봤다.
한밤중에 매운맛의 배앓이로 몇 번 잠을 깼다.
"진짜 뒤끝 있는 냉면 맛이다."
<우이 시장 곰보 냉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