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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삣 May 04. 2024

 경동시장의 들기름과 노포의 맛

재미 한알

'기름과 고춧가루'

이상하게도 이 식재료들은 친정엄마에게서  건네받으면 더 맛있게 느껴진다.


 언제부터인가 친정엄마는 두 가지 양념을 주는 사람으로 딸들의 마음에 새겨져 있다.


시골에서는 농사 지어 방앗간에서 기름 짜고   말린 고추를  자식들에게  바리바리 싸서 보내지만  도시에 사는 엄마들은  대신 큰 재래시장으로 향한다.


엄마와 함께 경동시장에 나왔다. 요즘경동시장이  젊은이들이 많이 찾아서 훨씬 밝아졌다고 상인들은 좋아다.


엄마가 자주 가는 고춧가루 기름집에

 국산 들깨를 7kg을사서  방앗간에서 짜니 8병이 나왔다.


들기름은 소금자루에 넣어두면 더 좋다고 방앗간 아주머니가 말씀하셨다.


딸들이 넷이고 아들이 하나이니 한병씩 나눠주고 엄마가 먹으면 된다.

들기름은 오메가 3가 풍부하여 혈행에 좋고 기억력에도 좋다고 한다.


기름 짜고 점심 먹으러 노포라는 청량리육회집으로 갔는데 맛은 괜찮았지만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다.


 노포의 정감이 위생이 불결한 환경 때문에 깎아먹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방은 오픈돼 있었지만 더러웠고 주문하면  생선이며 고기를 주변 가게에서 재료를  그때그때사 오는 것 같았다. 

오래된 타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마치 길거리 포장마차 같은 느낌도 들었다.

반찬 썰기도 제멋대로 단정하지 않다.

 그런데  육회가 이상할 정도로 홀리는 맛이 있었다. 비결을 물어보니 일등급 한우와 시골서  농가 짓고 직접 짠 참기름을 지인이 보내 준다고 했다.


 가게환경은 식탁이고 주방이고 비위생적이었지만 이런 걸 무시하고 맛만찿는이들도 있어서  호불호가 있는 가게였다.

탈출하고픈 환경과 노포맛의 저울질이 재밌었다.

 재래시장에는 유난히 고양이들이 많다. 가게를 나오다가

"빨강맛인  매운맛 좀 본거 야"

말하는 것 같은  길냥이도 만났지만 얘는 이 동네 터줏대감 같은 포즈다.

( 뭘 보냥! 워뗘 매운맛 좀 볼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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