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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삣 May 08. 2024

영종도 갈매기는 알려나

재미한 알

5월 초 연휴를 끼고  가족끼리  바다를 보러 떠나고 싶었다.  비도 온다고 하고  너무 먼 여행은  운전하기가 피곤해서 서울서 바다를 볼 수 있는 가까운 인천공항 근처영종도로 떠나기로 했다.


인천공항 갈 때 영종도를 지나치기만 했지 영종도로 여행 하긴 처음이다.


지금 뜨는 곳이어서 횟집도 카페도 많고 아파트도 많이 지어놨다. 영종도에서 월미도 쪽을 바라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늘 월미도에서 바라보았을 때 영종도방향이 미지의 세계였는데 영종도에서 월미도를 바라보니 또다시 건너편이 궁금해진다.


지금은 건물들로 차버렸지만 내 20대의 송도 월미도는 흐린 바다갯벌에 눈물 같은 작은 칠게들이 헬수없이 많았다.


 그때는 게들이 눈물 같다고 느꼈던 것은 슬픔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부모로부터 독립해서는 사는 것에  겁이 났었다. 요즘 젊은이들처럼 사는 것에 미래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인천갯벌 갈 때마다 흐린 전구알 같은  서해바다 수평선을 바라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걱정도 많이 하던 20대였다.


 그런데 몇십 년이 훌쩍 지나 그 반대편에 와있으니 그런대로 살아지는 게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당시 20대에 같이 고민하던 친구들은  작은 갯벌게들처럼 뿔뿔이 흩어져 살아가면서 초로의  멋진 노인들이 되었겠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저 멀리 인천대교가 보인다.

해변가에는 가족단위로 휴식을 취하고 있고 갈매기떼가  몰려든다. 횟집에서 회를 먹는데도 갈매기들이 창문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아마 사람들이 새우깡을 던져주니 학습된 친밀감 같은 거라고 느껴졌다.

 애인끼리 부모 접대로 가족끼리 주말을 보내지만  홀로 낚시를 하러 온 이도 보인다.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 않고 포즈 취하는 영종도 갈매기)


 내일은 비 온다고 하니 햇빛 좋은 지금 열심히 돌아다녀야지.


이 갯벌에서 젊었던 시절을 회고하며 간이역에 앉아있는 기분을 부산갈매기들처럼 영종도 갈매기들도  알고 있으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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