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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씬날 Aug 23. 2020

내가 쓰는 스얼레터 #34

2020. 08. 10. 조금 진지한 대화가 주는 행복 


여러분은 주로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시나요? 친구들을 만났을 때,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만났을 때,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느냐에 따라서 대화의 주제나 깊이도 다를 텐데요. 저는 가끔 정해진 답도 없고 사실 꼭 지금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일도 아닌 그런 주제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어렵고 멀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예를 들면 삶과 죽음이라거나 사람의 가치라거나 꿈과 현실이라거나 아니면 그냥 살면서 느끼는 작은 감정이나 변화 그런 것과 또 그것의 의미들에 대해서요. 


생각해보면 그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사람은 몇 명 정해져 있는 편이에요. 왜냐면 그런 대화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은 각자 생각이 비슷하거나 같지 않더라도 서로의 생각을 잘 이해하고 그 대화를 지속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본인의 생각이 분명할지라도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이해하고 받아 들일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가볍게 치부하지 않고 그대로 존중하며 본인의 생각을 차근히 말할 수 있는 사람.

 

조금은 오글거릴 수도 있는 주제의 이야기를 잔뜩 나누고 나면 혼자가 되었을 때도 마음속이 단단해짐을 느낍니다. 그리고 어떤 때에는 굉장히 행복하기도 해요. 이런 이야기를 깊게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좋다고 생각하면서요. 


비가 많이 오고 주변에서 많은 일이 끊임없이 생겨나는 요즘이라 생각이 더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들을 생각하게 되기도 하고요. 그래도 그런 잡생각들을 혼자서만 되뇌기보다는 가끔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누려고 해요. 함께한 시간과 오고 간 대화들이 분명히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주고 메마른 마음을 적셔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깔깔거리며 시답잖은 이야기를 하는 것도, 이런 이야기를 왜 하고 있는지 민망해하면서도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 사람이 있어 가능한 것일테니까요.


-  늘 잘 말하는 것보다 잘 듣는 사람이 되고 싶은 나리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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