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첩장만 세 개
가끔은 덥다가도 방심하면 서늘함이 찾아오는 계절
찬란한 풍광에 시선이 뺏기다가도 홀로 맞는 밤이 유달리 씁쓸한 요즘
이런 계절이 되면 반가운 연락 뒤
쑥스러워하며 청첩장을 건네는 너희들이 있네
이제는 애써 고민하지 않아도
이런 자리에서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너희들은 어떤 어려움과 걱정이 있을지
가늠할 수 있게 되어서 일까
축하와 기쁨은 진심인데
왜 너희들의 기쁨이 내게 쓸쓸함을 남기는 걸까
요즘은 일시와 장소만 보고 접어 두었던
청첩장을 귀갓길에 종종 꺼내어 본다
이주째, 돌아오는 지하철 속
청첩장만 세 개.
행복했으면 하는데
나는 행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