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잡스의 인생을 바꾼 한 문장
인생의 전환점이 된 ‘인생문장’이 있나요?
아우구스티누스는 『고백록』 제8권에서, 정원에서 들은 “Tolle, lege(집어 들고 읽어라)”라는 한마디가 자신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고 기록한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는 순간들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그런 순간은 거창하거나 극적인 사건의 형태가 아니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문득 스쳐 지나가는 한순간의 깨달음으로 온다.
어떤 사람에게는 직접 귀로 듣는 말(음성)로, 또 다른 사람에게는 우연히 마주하게 되는 글(메시지)로 찾아온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인생이 깨어나는 순간 즉, 가이드를 받는 순간을 맞이한다.
스티브잡스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스티브잡스는 스탠퍼드 졸업 연설에서 17세에 ‘매일 마지막 날처럼 산다면 언젠가 틀림없이 옳은 삶을 살게 될 것이다.‘는 말 한마디에 감명을 받았고 그 이후 매일 아침 ‘오늘이 내 인생에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오늘 무얼하려고 할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17세에 책에서 읽었던 한 구절이 우리가 알고 있는 스티브잡스를 만든 것이다.
1990년대에 우리들의 학창 시절은 ‘~해야 하는’ 불문율 같은 것들이 사회를 지배하던 시기였다. 좋은 대학에 가야고, 안정적인 직장을 가져야 하며, 정해진 나이에 결혼해야 하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규칙들이 공기처럼 우리를 둘러싸고 있었다.
마치 어른들 말처럼 살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 같았고, 의심을 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했다. 그것이 ‘정상’이었고, ‘당연’이었으며, ‘올바른 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스무 살이 되었을 때 문득 ‘내 멋대로 살면 진짜 인생이 망할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모두가 옳다는 길을 걷고 있는데, 왜 이렇게 답답한 걸까.
진짜 이렇게 행복하지 않게 사는 게 신이 원하는 걸까.
‘~해야 한다’는 틀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하지만 그 틀을 깨는 것은 두려웠다. ‘너 그럴 줄 알았다’며 모두가 나를 향해 손가락질을 할 거 같았다.
그리고 그 무렵, 한마디의 말에 인생을 실험해 볼 용기를 갖게 되었다.
너무나도 유명한 ‘스티브잡스의 스탠퍼드 졸업 연설문’ 중 한 구절이다.
‘Don’t be trapped by dogma-which is living with the results of other people’s thinking’ (도그마에 갇히지 마세요.-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의 결과에 따라 사는 것입니다.)
잡스의 스탠퍼드 졸업연설문은 20년이 더 지난 지금까지도 많이 회자되고 있다.
어쩌면 그 연설은 ‘내 모습대로 살라’는 자기 계발 트렌드의 신호탄 같은 역할이었을지도 모른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정해진 길을 걷던 나에게 이 말은,
마치 철장 속에 갇힌 파랑새가 철장 문이 열린 것을 처음 본 것 같은 순간처럼 다가왔다. 아니, 정확히는 그동안 철장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새가, 처음으로 철장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 순간이었다. 내가 살아온 방식, 내가 옳다고 믿었던 가치들, 내가 꿈꾸던 미래까지도 사실은 내 것이 아니었다는 깨달음. 그것은 충격이었지만, 동시에 해방감이기도 했다.
그날 이후, 나는 ‘나만의 실험’을 시작했다.
틀을 벗어나 살아보는 것, 실패해도 좋으니 내 선택으로 살아보는 것.
이렇게 그 한 문장은 내가 지향하는 삶의 배경색이 되고, 인생의 큰 방향성이 되어주었다.
“던지지 않은 슛의 성공률은 0%이다.”
이 문장에 나는 너무나 큰 위로를 얻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껴보는 공감과 응원이었다. 책상에서 입을 틀어막고 소리 없이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이 인생 실험은 때론 두려웠지만, 동시에 유일하게 진짜 살아 있는 느낌을 주는 시간이기도 했다. 안전한 선택을 할 때는 잠겨있던 감각들이었다. 처음 느껴보는 두려움과 불안 등도 있었지만 다채로운 감정의 향연 속에서 어떠한 긍정이나 부정의 감정도 느끼지 않고 단지 살아있음만 느낄 뿐이었다.
우리가 어떤 말에 감명을 받은 이유는 결국 그 말이 나의 내면 깊숙이 있던 무언가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 말은 이미 내 안에 있던 질문에 답을 주거나, 내가 느끼고 있었지만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거나, 내가 가고 싶었지만 두려워서 가지 못했던 길에 용기를 준다.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 공명이다. 마치 같은 주파수의 소리굽쇠가 서로 울림을 만들어내듯, 그 말과 내 내면이 같은 진동수로 떨리는 순간, 비로소 깨달음이 온다.
나에게 스티브 잡스의 그 문장이 그랬다. “도그마에 갇히지 마라”는 말은, 사실 내가 이미 느끼고 있던 답답함에 정확한 이름을 붙여준 것이었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 길이 내 길이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그것을 인정할 용기가 없었다. 잡스의 말은 내가 감히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당당하게 말해주었고, 그 순간 나는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라고 고백할 수 있었다. 그 말을 통해 나는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비로소 마주하게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잠들어 있던 욕망을, 숨겨두었던 진심을, 억눌렀던 용기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좋은 말이란 새로운 정보를 주는 말이 아니라, 우리 안에 이미 있던 진실을 확인시켜 주는 말이다.
같은 상황을 보면서도 다른 의미를 발견하고, 같은 선택지 앞에서도 다른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다. 그것은 단순히 생각이 바뀐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렌즈 자체가 바뀐 것이다. 그리고 그런 문장은 평생 우리 안에 남아서, 중요한 순간마다 나침반이 되어준다.
당신의 틀을 깨고, 방향을 바꾸고, 용기를 준 그 한마디.
그것이 무엇이든, 그것이 당신의 진짜 목소리다. 그 목소리를 따라갈 때, 비로소 당신은 ‘당신의 인생’을 살게 된다.
아직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 이 순간 나에게 말을 걸고 있는 문장이 있는지 생각해 보고 그 문장을 붙잡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내 삶이 새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시작점일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