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마을’ 뒷 이야기
어렸을 땐 네 잎 클로버는 영화 속 존재같이 느껴졌다.
열심히 찾았지만, 쉽게 찾기는 힘든 존재로 말이다. 영화 속에서는 몇 분 만에 찾아내던데...
(주인공이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하는 것을 보면 자괴감이 든다. 그는 아마존 전사인가. 시력이 5.0 정도 되나.)
그때는 그래도 직접 네 잎 클로버를 찾아보려 노력은 했었지만, 어른이 되고부터는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네 잎 클로버는 더더욱 영화 속의 신화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살다 보니 꼭 네 잎 클로버가 아니더라도 일상의 행운과도 존재가 몇 가지 생기는 것 같다.
누군가는 행운이라고 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징크스라고도 부를 수 있을 것 같지만, 분명한 건 가끔씩 보이는 사소한 일 하나가 삶의 소소한 행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소소한 행복.
너구리를 뜯었는데 다시마가 두 개가 있다던가,
길을 가다 100원짜리를 주웠을 때,
오래된 책을 펼쳤는데 책 사이에 1000원짜리가 끼워져 있을 때,
작년에 입던 겨울 옷을 꺼냈는데 주머니에서 10000원짜리가 나왔을 때.
물론, 너구리에 다시마가 두 개 나왔다고 해서 동네방네 뛰어다니고, 액자에 꽂아두고, 은행에서 당첨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행운은 행운이라는 것이다. 꼭 커야만 행운이 될까? 꼭 대박이 나와야만 행운인 걸까? 작디작지만 행운이다. 작게 행복하면 될 일이다.
토끼처럼 다시마를 2개나 먹어도 된다. 평소에 너구리를 끓이면 다시마는 단 하나란 말이다. 그런데 다시마를 2개나 먹을 수 있다니 맙소사!
물론, 돼지처럼 다시마를 좀 더 간직해도 된다. ( 그러나 먹는 것을 추천한다. 간직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
나도 살면서 몇 번 겪지 않았지만,
포장을 뜯고 다시마가 2개인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도 모르게 조용히 중얼거린다
"오!"
그 자체로 충분하지 않을까?
그냥 평소에 없던 일이니까.
신이 당신을 위해 소소한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제비뽑기에서, 소소한 상품을 하다 더 뽑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자체로 충분하지 않을까?